손흥민(24, 토트넘)이 터지지 않은 토트넘은 이길 수 없었다.
토트넘은 3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6-17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4차전에서 레버쿠젠에게 0-1로 패했다. 1승 1무 2패의 토트넘은 승점 4점으로 조 3위로 처졌다. 1승 3무의 레버쿠젠(승점 6점)은 모나코(승점 8점)에 이어 조 2위로 올라섰다.
손흥민에게 부담스러운 친정팀과 결전이었다. 손흥민은 2013년부터 2년 간 레버쿠젠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다. 손흥민은 지난 10월 19일 레버쿠젠 원정경기를 치렀다. 이적 후 처음 가진 친정팀 방문이었다. 경기 중 손흥민이 공을 잡을 때마다 레버쿠젠 팬들은 엄청난 야유를 퍼부었다. 손흥민의 이적과정이 매끄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초반 레버쿠젠은 라치오와 챔피언스리그를 치렀다. 손흥민은 아프다는 이유로 경기에 빠졌다. 레버쿠젠은 1차전을 1-0으로 내줬다. 손흥민의 빈자리가 컸다. 루디 푈러 레버쿠젠 이사는 “손흥민이 아파서 뛰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같은 시간 손흥민은 런던에서 토트넘 입단을 위한 신체검사를 진행 중이었다. 결국 손흥민은 36시간 뒤 토트넘 선수가 됐다. 팀에 꼭 필요한 선수였던 손흥민의 갑작스런 이적에 레버쿠젠 팬들이 화가 났던 것이다.
손흥민은 “레버쿠젠전에서 골을 넣어도 세리머니를 하지 않겠다. 그들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원하던 골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런던으로 자리를 옮겨 두 팀의 2차전이 펼쳐졌다. 독일과 달리 손흥민에 대한 야유는 없었다. 하지만 원톱으로 나선 손흥민의 부담감은 줄어들지 않았다. 손흥민은 소속팀과 최근 6경기서 골맛을 보지 못했다. 이와 궤를 같이해 토트넘 역시 최근 5경기서 4무 2패로 부진한 상황이다. 시즌 초반 손흥민은 5골을 몰아치며 9월의 선수가 됐다. 하지만 벌써 11월이다. 손흥민이 다시 살아나지 않는다면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통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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