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뛸 수 있다' 김철호, "정말 고맙고 미안하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6.11.03 05: 51

"정말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친정인 성남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동생들이 승리를 거뒀다. 비록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너무 기뻤다. 내가 아닌 우리가 만든 승리였기 때문이다.
조덕제 감독이 이끄는 수원FC는 2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37라운드 성남FC와 원정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수원FC는 전반 25분 김종국의 프리킥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또 수원FC는 공격적인 축구로 추가골을 기록했다. 후반 37분 성남 연제운의 자채골을 수원FC가 만들어 냈다.
이날 승리로 수원FC는 기사회생 했다. 물론 강등을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자신들의 의지로 강등 탈출을 위한 위험을 피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수원FC는 인천과 최종전서 3골차 이상으로 승리해야 한다. 수원FC가 인천에 승리하면 두 팀은 승점 42점으로 같아진다. 다득점에서 인천이 앞서기 때문에 이기더라도 3골차 이상으로 이겨야 한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지만 분명 이날 결과는 기대이상이었다. 팀이 승리를 거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조덕제 감독은 경기 전 모든 선수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 마디씩 이야기를 들었다. 서로에게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짧지만 서로 대화를 하고 경기에 임하자는 뜻이었다.
조 감독이 가장 인상적으로 들은 것은 팀에 뒤늦게 합류했던 김철호의 이야기다. 지난 7월말 수원FC에 합류한 김철호는 올 시즌 5경기를 뛰었다. 많이 뛰지는 못했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중요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경기 전 "선배, 후배 상관없이 모두 최선을 다하면 된다. 운동장에서 더 많이 이야기 하면서 서로가 최고라는 생각으로 경기를 해보자. 패하더라도 상관없다. 우리가 함께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4년 성남 일화에 입단했던 김철호는 수원FC 입단전 319경기에 출전했던 베테랑. 특히 성남 시절 2006 K리그 우승, 201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의 멤버였다.
승리를 거둔 후 탄천운동장을 빠져 나가던 김철호는 "정말 기쁘다. 모두가 힘을 내서 승리했다. 정말 운이 따르는 것 같다. 우리의 승리 뿐만 아니라 수원 삼성의 승리도 필요했기 때문이다"며 "정말 후배들이 잘 해냈다. 경기가 끝난 후 잘못을 따질 필요 없다. 실수도 많았지만 정말 열심히 노력했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경기 전 이야기에 대해서는 "정말 미안한 마음이 크다. 베테랑이라고 팀에 큰 보탬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오늘 승리해서 정말 고맙다. 부상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에 뛸 수 있다. 팀과 후배들에게 미안해서 수술도 미룬 상태다. 무조건 뛸 수 있다. 마지막 인천전에 나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함께 다시 좋은 결고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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