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진 시간’, 강동원이라는 장르 [강동원is뭔들①]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6.11.03 09: 45

 배우에게 새롭다는 수식어는 칭찬이 아닐 수 있다. 매번 다른 감독, 다른 배우와 다른 장소에서 영화를 만들기에 당연히 새로워야 한다. 강동원의 새로운 도전은 절대 뻔하지 않다. 그의 도전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배우로서 그의 발걸음을 무겁게 만들지는 않는다. SF, 오컬트, 드라마, 멜로 등 정해진 장르 안에서도 그는 자신만의 족적을 남긴다. 강동원이라는 장르가 새로 만들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는 16일 개봉을 앞둔 영화 ‘가려지 시간’은 판타지라는 이름이 붙을 수밖에 없는 독특한 영화다. 우연히 멈춰진 세계를 마주한 뒤 혼자서 늙어버린 소년 성민(강동원 분)과 그런 성민을 알아보고 믿어주는 단 한 명의 소녀 수린(신은수 분)의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가려진 시간’의 특별함은 멈춰진 세계와 현실 세계를 유기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멈춰진 세계의 비주얼은 생동감 넘치고 사실적이다. 감독의 세심한 연출력과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노고가 장면마다 구구절절이 느껴진다.

강동원은 멈춰진 세계와 현실 세계를 이어주는 매개체로서 13살 소년의 마음으로 20대 후반의 어른이 돼버린 성민을 연기한다. 그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캐릭터를 강동원은 자신만의 해석과 연기를 통해 공감이 가게 표현해낸다. 그의 연기를 본 관객은 어른이 된 얼굴을 가진 강동원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소년 성민과 만나게 된다. 그러면서 영화 속 감독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인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믿음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특히 ‘가려진 시간’이 탄생하는 데 있어 강동원은 여러모로 절대적인 역할을 해냈다. ‘가려진 시간’ 현장에서 강동원은 가장 영화를 많이 촬영한 경험이 많았다. 신인 감독과 첫 작품을 맡은 프로듀서들과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영화를 만드는데 물심양면으로 노력했다. 멈춰진 세계라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기 위한 도전 자체도 녹록치 않았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난관 속에서 영화의 촬영은 2달 가까이 지연됐다.
시간이 금인 배우 강동원은 묵묵하게 지연된 일정을 감수했고, 모자란 제작비 속에서도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들과 끊임없이 상의하며 한 장면이라도 더 완성도 높은 장면을 찍기 위해 애썼다. 강동원이라는 배우가 투입되면서 투자도 힘을 얻었고, 촬영 현장과 편집까지 다양한 부문에서 강동원의 조언과 시선이 녹아들었다. 단순히 연기만 하지 않았다.
그 결과 ‘가려진 시간’이라는 독특하지만 묘한 울림이 있는 영화가 탄생했다. 주연배우로서 당연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지만, 주연배우라고 해서 모두가 강동원처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강동원이라는 장르는 절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pps2014@osen.co.kr
[사진] '가려진 시간' 스틸, 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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