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미학' 두산 유희관(30)이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확정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유희관은 2일 마산구장에서 벌어진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NC와 한국시리즈(KS) 4차전에 선발등판, 5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두산의 8-1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은 시리즈 전적 4전 전승으로 NC를 제압하며 KS 2연패를 달성했다. 4차전 데일리 MVP를 차지한 유희관은 100만원 상당의 타이어뱅크 타이어교환권을 받았다.
유희관은 지난해 10월31일에도 잠실구장에서 치러진 삼성과 KS 5차전에 선발등판, 6이닝 5피안타 2사구 1탈삼진 2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된 바 있다. 두산은 5차전에서 KS를 끝내며 우승했다. 2년 연속 두산의 우승 확정 경기 승리투수가 유희관이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유희관은 "앞에 선발투수드이 잘 던져줘 잠을 못 잤다. 긴장을 많이 했고, 부담이 됐다"며 "판타스틱4 일원이어서 기쁘고, 마지막 퍼즐을 맞춰서 기쁘다. 포수 (양)의지 리드가 좋았다. MVP를 받을 만한 포수이지 않나. 경기 전부터 의지가 편하게 던지라고 말해줘서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유희관은 6회 강판 상황에 대해 "내려갈 때라고 생각했고, 계속 던졌으면 실점했을 것 같다. 뒤에 나온 (이)현승이형과 (이)용찬이가 잘 막아줬다. 불펜이 약하다는 평이 있었는데 잘 막아줬다"며 "경기에 나간 선수와 안 나간 선수가 합심해서 만든 2연패라고 생각한다"고 공을 돌렸다.
투수 최고참 정재훈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모자에 정재훈의 등번호 41번을 새긴 유희관은 "재훈이형이 정신적 지주다. 두산 입단하고 가장 잘 따르던 선배였는데 부상으로 한국시리즈를 못했다. 재훈이형이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 재훈이형도 의지를 보였는데 조금이나마 위로가 된 것 같다. 재훈이형에게도 같이 우승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고마워했다.
마지막으로 유희관은 이날 우승 후 아이언맨 세리머니에 대해서도 "판타스틱에 걸맞는 세레머니를 하겠다고 했는데 언더셔츠는 의지 것을 빌렸다. 우승하고 (오)재원이형이랑 (김)재호형이 시나리오를 줄 테니 혼자 아이어맨처럼 우뚝 서라고 9회 즉흥적으로 했다. 벗는 것 보다는 기억에 남는 세레머니가 아닌가 생각했다"고 기분 좋게 웃어보였다. /waw@osen.co.kr
[사진] 창원=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