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21년만에 통합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했다. 김태형(49) 감독은 사령탑에 오르자마자 2년 연속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명실상부한 명장의 대열에 올라섰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KS) 4차전에서 NC를 8-1로 제압했다. 시리즈 전적 4전 전승. 4경기 도합 20득점 2실점의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NC를 제압하며 두산 왕조시대를 만천하에 알렸다. 다음은 경기 후 '우승 감독' 김태형 감독과 인터뷰 일문일답.
- 우승 소감은?
▶ 마음이 한편으로는 무겁다. 순간적으로 말이 안 떠오른다. 선수들에 고맙고, 묵묵히 지원해준 스태프에 고맙다.
- 마음이 무겁고 착잡한 이유는?
▶ 스포츠에는 1등만 있다. 여러 가지로 생각이 떠오른다. 김경문 감독 생각이 많이 난다. 800승 감독님이신데, 뭔가 그렇다. 작년과 기분이 많이 다르다.
- 감독 2년 만에 2연패 한 3번째 감독된 소감은?
▶ 너무 좋다. 준비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지만 작년 올해 모두 선수들 잘해줬다. 2연패 했으니까 3연패 4연패를 준비하는 것이 제가 할 일이다. 그런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이다. 1등은 일단 좋은 것이다.
-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압도적인 우승인데 우승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은 있나?
▶ 처음에는 우승할 것이란 생각을 하지 않고 시작한다. 우승한 다음 해에 안 좋아 그런 부분에 대한 염려가 있었다. 시범경기 초반과 4월 지나면서 확신이 생겼다. 그래서 선수들을 몰아붙였다. 조금만 더 하면 안정권 들어갈 것 같았다. 근데 잘되지 않더라. 7월에도 주춤했다. 7월 이후에는 마음을 비웠다. 근데 선수들이 힘을 내서 올라가더라. 선수들이 잘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 두산다운 야구의 정의는?
▶ 이기는 야구다. 맨날 지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이겨야 하는 야구다. 좋은 분위기 이런 것을 떠나서 일단 이기는 야구에 포커스 맞추고 이기기 위해서 모든 것을 준비하는 것이다. 다른 것을 준비한다고 되는 것 아니다. 그게 두산 베어스다운 야구다.
- 불펜을 2명(이현승·이용찬)만 쓴 것도 같은 맥락인가?
▶ 쓸 사람 쓰는 것이다(웃음), 단기전에서 냉정하다고 생각하는데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경험이 더 중요하고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선수들은 별로 없으니까.
- 선발 판타스틱4가 고생을 많이 했다.
▶ 감독으로서 너무 고맙다. 로테이션을 거른 적도 거의 없다. 일단 로테이션을 돌아준 것만 해도 성공한 것인데 승리까지 해주니까 너무 고맙다. 투수들 4명이 잘 던져주니 야수들이 힘을 냈다. 선발 무너지면 야수들이 떨쳐내는 것 쉽지 않다. 그런데 니퍼트 중심으로 4명이 잘해줬다. 정재훈이 같이 샴페인 터뜨렸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웠다. 데려올 걸 그랬다.
- MVP 양의지 칭찬을 하자면.
▶ 투수들이 잘 해줬고, 의지가 잘 했다. (8회 이현승에서 이용찬으로 투수교체도) 의지가 먼저 사인을 보냈다. 고민을 했는데 현승이가 잘 해줬다.
- 유희관을 6회 강판할 때 무슨 말을 해줬나.
▶ 별다른 말 안했다. 집중력이 좀 떨어진 것 같았다. 희관이가 7회 이상 던졌으면 하는 구상 있었는데 니퍼트도 잠시 대기시켰다. 6차전 선발이었으면 니퍼트를 붙였을텐데 5차전이라서 안 붙였다. (한용덕) 투수코치가 말렸다. 현승이가 잘 던져줬다.
- 양의지 외에 MVP를 주고 싶은 선수는?
▶ 작년 (허)경민이가 잘했는데 (정)수빈이가 받았다. 경민이가 2타점을 칠 때 경민이 받았으면 했는데 의지가 잘했다. 매 경기 리드를 그렇게 하는데 힘들었을 것이다. /jhrae@osen.co.kr
[사진] 창원=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