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무대 울렁증인가.
올 시즌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찍었던 오재일과 박건우(이상 두산)가 NC와의 한국시리즈에서 고개를 떨궜다.
오재일은 올 시즌 타율 3할1푼6리(380타수 120안타) 27홈런 92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데뷔 후 단 한 번도 3할 타율 100안타 20홈런을 달성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단번에 떨쳐냈다.
박건우 또한 마찬가지. 타율 3할3푼5리(484타수 162안타) 20홈런 83타점 95득점 17도루로 김현수(볼티모어)의 이적 공백을 말끔히 해소했다.
두산의 정규 시즌 1위 등극에 큰 공을 세운 오재일과 박건우. 한국시리즈에서는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오재일은 1차전서 끝내기 희생타를 기록하며 정규 시즌의 기세를 이어가는 듯 했지만 더 이상의 활약은 없었다.
3차전까지 타율 8푼3리(12타수 1안타)로 부진의 늪에 허덕였던 오재일은 4차전에서도 6회 1사 1,2루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는 등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박건우의 방망이도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3차전서 4-0으로 앞선 9회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지만 3경기 타율 1할6푼7리(12타수 2안타)에 머물렀다.
박건우는 4차전서 안타 1개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그동안 보여줬던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4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태형 감독은 "오재일과 박건우가 부진하지만 전체적으로 잘 되고 있으니까 믿고 기용한다"고 무한 신뢰를 보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다소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두산은 이날 NC를 8-1로 꺾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기 마련. 오재일과 박건우의 마음 한 구석은 편치 않을 것 같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