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의 아픔 씻어낸 무실점 역투
2년 연속 KS 마지막 승리, 이제는 '빅 게임 피처'
유희관(30, 두산 베어스)이 2년 연속 시즌 마지막 경기의 승리투수가 됐다.
유희관은 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했다. 두산은 8-1로 승리해 4승 무패로 우승했고, 유희관은 2년 연속으로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짓는 경기에 선발 등판해 승리투수가 되는 감격을 누렸다.
투구 내용도 훌륭했다. 유희관은 1회초 안타 하나와 볼넷 2개를 내주고 만루 위기에 몰렸으나 권희동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그리고 6회말 선두타자 박민우를 우전안타로 출루시키기 전까지 13타자 연속 범타로 NC 타선을 압도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했던 유희관은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었다. 정규시즌에 18승을 올렸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4이닝 3실점, 플레이오프에서 2⅓이닝 4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그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짓는 5차전에서 승리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도 12이닝 7실점으로 웃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준비할 시간도 충분했고, 벼르고 나온 만큼 ‘판타스틱 4’의 다른 멤버들 같은 좋은 내용의 투구를 펼칠 수 있었다. 이날 승리로 유희관은 명예를 회복한 동시에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확정 경기 선발투수로 나와 승리투수가 되는 수확도 챙겼다.
유희관에게는 마무리까지 깔끔했던 시즌으로 남게 됐다. 정규시즌 15승 6패, 평균자책점 4.41을 올린 그는 프랜차이즈 최초로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좌완이 된 동시에 55승으로 두산 좌완 통산 최다승 기록까지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지난해 가을이 아쉬운 점이었다고 늘 말해왔으나 이번에는 가을 숙제까지 풀어냈다.
매년 꾸준히 자기 자리를 지키며 두 자릿수 승리가 보장된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던 그는 부담이 큰 경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2년 연속 시즌을 끝내는 역투를 펼쳤다. 함께 ‘판타스틱 4’를 구성하는 나머지 3명의 투수(더스틴 니퍼트, 장원준, 마이클 보우덴)가 NC 타선을 완전히 누르는 투구를 한 뒤라 부담도 따랐지만, 유희관은 중압감을 잘 이겨냈다. '빅 게임 피처'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KBO리그 역대 최고의 선발 4인방인 ‘판타스틱 4’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29⅓이닝 동안 단 1점(평균자책점 0.31)만 허용했다. 또한 불펜투수 이현승, 이용찬까지 실점 없이 시리즈를 마친 두산 투수들은 4경기 38이닝 2실점(평균자책점 0.48)으로 역대 한국시리즈 최소 실점 기록까지 세웠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투수 12명 중 절반인 6명만으로 이뤄낸 성과였다. /nick@osen.co.kr
[사진] 창원=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