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4] 멘붕의 테임즈, 고개 숙인 최악 마무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1.02 21: 52

KBO 리그 역대급 외국인 타자라는 평가를 받았던 에릭 테임즈(30·NC)가 최악의 모습으로 2016년을 마무리했다.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쓸쓸한 모습으로 마산을 떠날 가능성도 열렸다.
테임즈는 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 4번 1루수로 출전했으나 또 침묵했다. 0-8로 뒤진 9회 중월 솔로포를 터뜨렸으나 경기 양상에 전혀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전체 성적은 4타수 1안타에 그쳤다. 시리즈 타율은 1할2푼5리(16타수 2안타)에 머물렀다.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그다지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테임즈는 한국시리즈 들어서도 부진을 이어갔다. 3차전까지 타율이 8푼3리(12타수 1안타)에 불과했다. 안타를 만들어내기도 힘겨운 양상에서 장타를 기대하는 것은 사치였다. 무엇보다 타구질이 좋지 않았다. 12번의 타격 중 삼진이 4개, 내야 뜬공이 5개였다. 외야로 나간 타구가 안타 하나를 포함해 3개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김경문 NC 감독은 테임즈를 4번 타자로 재기용하며 신임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 믿음은 독으로 돌아왔다. 결국 안타를 때리지 못했다. 1회 1사 1,3루 선취점 기회부터 꼬였다. 유격수 뜬공에 머무르며 최악의 결과를 냈다. 외야 뜬공 하나면 1점이 들어올 수 있었지만 테임즈의 장타력은 이미 반토막이 난 상태였다.
0-1로 뒤진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선두타자로 나서 10구째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벌였다. 모처럼 타구가 잘 맞아 나갔다. 그러나 좌익수 김재환이 낙구지점을 잘 잡은 끝에 낚아채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시리즈 들어 가장 멀리 날아간 타구도 호수비에 걸렸다. 0-4로 뒤진 6회 1사 1,3루에서는 이현승을 상대로 우측에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으나 파울 라인을 살짝 벗어나며 땅을 친 끝에 3루 땅볼에 머물렀다. 운도 따르지 않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비롯, 3년간 리그 최고 선수로 군림했던 테임즈의 이런 부진은 도저히 예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결국 시즌 막판 음주 파문이 발단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징계로 시즌 막판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실전감각이 떨어졌다. 여기에 아무래도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하기가 어려웠다는 평가다. 테임즈는 단점을 완벽히 공략당했고, 장점 또한 살리지 못했다.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멘붕’이었다. 한 해설위원은 2차전 이후 “테임즈가 저런 스윙으로는 남은 시리즈에서도 제대로 활약하지 못할 것이다. 수싸움, 어프로치, 타격 밸런스가 모두 무너졌다. 테임즈 특유의 리듬과 긴장감도 전혀 느낄 수 없다. 태업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했다.
잘 맞지 않다보니 스스로 조급해졌고, 여기에 올 시즌 후 거취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100% 집중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평가가 야구계에 파다했다. 한 관계자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마음이 떠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것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평소 테임즈의 모습이 아니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쩌면 마산에서의 마지막 밤, 테임즈는 초라한 모습으로 시즌과 작별을 고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창원=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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