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감독, 두산 사상 첫 KS 2연패로 명장 등극
프런트의 현명한 계획과 판단, 든든한 2연패 지원군
김태형 감독이 두산 베어스에 사상 최초로 한국시리즈 2연패라는 선물을 안겼다. 그리고 자신은 명장 타이틀을 얻었다.
두산은 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8-1로 승리했다. 먼저 4승을 거둔 두산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챔피언에 올랐다. 이번에는 정규시즌 최다승 기록까지 갈아치우며 만든 완벽한 통합우승이다.
2015 시즌을 앞두고 두산에 부임한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김태형 감독은 초기부터 확실하게 선수단을 장악하는 카리스마로 두산의 문제점들을 개선해나갔다. 송일수 전 감독 체제 하에서 2014 시즌 6위에 그친 팀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하는 한편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게 했다. 동시의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선수단은 물론 미디어와의 심리적 거리까지 좁혔다.
김 감독의 과감한 결단들은 순간순간 빛을 발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2년 연속 보여준 승부사 기질은 베테랑 감독들마저 압도하는 분위기였다. 이길 수 있을 때, 여유 있을 때 더욱 상대를 몰아붙이는 ‘김태형 스타일’은 단기전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선발에 비해 불펜이 약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김 감독은 선발로 정면돌파했다. 1, 2차전 더스틴 니퍼트와 장원준은 16⅔이닝을 합작했고, 3차전 선발 마이클 보우덴에게는 136개나 던지게 하며 7⅔이닝을 소화시켰다. 내일이 없는 승부에서는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1승만 보고 밀어붙인 결과 승리가 따라왔다.
김승영 사장, 김태룡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도 김 감독을 확실히 지원했다. 장기적인 강팀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 미래 자원 관리도 철저했고, 외부 영입을 통한 전력 강화가 필요할 때는 합리적인 선택으로 팀을 업그레이드했다.
FA 장원준 영입이 대표적인 예다. 2014 시즌이 끝난 뒤 김 감독을 선임한 두산은 현장의 지원 요청이 들어오자 이례적으로 거액을 투입해 당시 FA 시장의 선발 최대어 장원준을 잡았다. 그리고 장원준은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지키며 한국시리즈 2연패에 앞장섰다.
2연패에 성공한 두산은 프런트 야구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현장과의 불협화음 없이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을 무리 없이 지원해줬기에 두 번의 우승이 가능했다. 최근 두 번의 우승은 퓨처스리그에서 유망주들을 육성해서 만든 결과라 2연패만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꾸준한 강팀에서 왕조가 된 두산은 지속 가능한 왕조를 위해 계속 땀을 흘리고 있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