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 4' 선발진은 물론 타선도 리그 최강
기존 전력만 유지하면 왕조 지속 가능성 충분
정규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완벽에 가까운 우승을 해냈다. 한국시리즈 2연패에도 성공하며 삼성 라이온즈 왕조에 이은 두산 베어스 왕조의 시작을 알렸다.
두산은 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8-1로 승리했다. 먼저 4승을 거둔 두산은 지난해에 이어 한국시리즈 2연패를 해냈다. 이번에는 정규시즌까지 제패한 통합우승이다.
내용도 깔끔했다. 강력한 선발진의 힘을 앞세워 정규시즌 초반부터 속도를 낸 두산은 다른 팀들을 멀리 따돌렸다. 여름에 한 차례 고비를 맞기도 했으나 선발투수들과 타선의 힘이 조화를 이루며 다시 치고 나갔다. 93승(1무 50패)으로 정규시즌 최다승 기록까지 갈아치운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도 위용을 과시하며 시리즈를 길게 끌지 않고 끝냈다.
확실한 선발진을 갖춘 것이 왕조 건설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판타스틱 4’로 불리는 두산의 선발 4인방(더스틴 니퍼트, 장원준, 마이클 보우덴, 유희관)은 정규시즌 70승을 합작했다. 푹 쉬고 나온 한국시리즈에서는 더 큰 위력으로 NC 타선을 무력화했다. NC는 매 경기 에이스만 만나야 했다.
타선 역시 팀 타율 1위(.298), 홈런 1위(183개)에 빛나는 공격력을 앞세워 나머지 9개 구단 마운드를 맹폭했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빠졌음에도 김재환, 박건우, 닉 에반스 등 새로운 주전들이 나왔고,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를 5명 배출했다. 특히 김재환은 37홈런 124타점을 올리며 팀의 새로운 4번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두산은 1번부터 9번까지 쉬어갈 곳이 없다는 뜻에서 ‘지뢰밭 타선’이라는 애칭도 얻었다.
불펜은 정규시즌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앞으로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이용찬과 홍상삼이 군 제대 후 9월에 합류했지만, 다음 시즌에는 4월부터 던질 수 있어 불펜 사정도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 군에 입대한 전력들도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강화될 여지가 크다.
두산은 무난히 2017 시즌에도 강팀의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1년 뒤를 내다보기는 이르지만, 2위 NC와 9경기차로 쉽게 1위를 차지했던 전력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면 3연패도 무리는 아니다. 더군다나 NC도 전력 이탈이 예상되는 부분이 있어 당분간 두산 왕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
관건은 FA 김재호와 이현승, 그리고 외국인 선수 재계약 여부다. 니퍼트와 보우덴은 물론 에반스까지 모두가 빼어난 활약을 보인 것이 한국시리즈 우승에 큰 도움이 됐지만, 몸값 부담이 생겼다. 120만 달러를 받은 22승 투수 니퍼트는 2015 시즌 연봉인 150만 달러를 넘어 더 큰 연봉을 원할 공산이 크다. 18승을 올린 보우덴도 65만 달러였던 몸값이 뛸 것이다. 3할 타율은 물론 잠실에서 20홈런을 넘긴 에반스도 55만 달러로는 잡을 수 없다. /nick@osen.co.kr
[사진] 창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