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강호동은 변했고, 그리고 변하지 않았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11.02 15: 56

방송인 강호동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또 내놓는다. 방송사와 구성을 가리지 않고 색다른 도전을 하며, 끊임 없이 변화를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강호동은 MBN 새 예능프로그램 ‘내 손안에 부모님’(가제) 진행자를 맡는다. 부모와 자식의 의무적인 만남을 통해 일상을 나누는 구성이다. 자식이 부모의 일상을 엿보면서 부모와 자식이 공감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해 ‘아는 형님’을 시작으로 JTBC라는 종합편성채널에 입문한 강호동은 이번엔 MBN으로 폭을 넓혔다. 현재 그가 진행 중인 프로그램은 그간의 강호동의 대표작이라고 꼽혔던 기존 예능이 아니다. 큰 인기를 누리는 ‘아는 형님’을 필두로 tvN 여행 예능 ‘신서유기’ 시리즈, 그리고 올리브 한식 경연 프로그램인 ‘한식대첩’, 이경규와 함께 시민들을 만나는 JTBC ‘한끼 줍쇼’로 신설 프로그램 혹은 강호동이라는 색깔이 덜 입힌 프로그램이 전부다.

그리고 이번에 ‘내 손안에 부모님’이라는 관찰 예능이 결합한 프로그램까지, 강호동은 방송사와 구성의 한계를 두지 않고 새로운 모습으로 안방극장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친근하고 힘이 넘치는 진행의 1인자인 그가 기존의 틀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꾀하는 모습은 달라진 방송 환경에 맞추려는 정상의 MC의 노력으로 보인다.
사실 전문 예능인의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기존 인기 예능인 위주로 판이 돌아가는 게 요즘 예능 프로그램의 모양새다. 사생활을 공개하는 프로그램이나, 강호동을 비롯해 20년 가까이 진행을 본 진행자들이 꾸려가는 프로그램이 여전히 시청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젊은 시청자들은 특색 강한 프로그램에 시선을 돌리는 가운데 기존 진행자들의 새 프로그램 도전이 성공을 거두기 쉽지 않은 게 요즘 달라진 방송 환경인 것. 프로그램이 많고, 예전처럼 온가족이 한 프로그램을 집중해서 보는 시대가 아니기에 파괴력 있는 공룡 예능이 나오기 쉽지 않다. 그래서 정상의 MC들이 끊임 없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꾸리고 프로그램 수명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
자칫 잘못하다간 제 아무리 잘나가는 진행자도 도태되기 쉬운 요즘, 강호동은 변화하고 또 변화하지 않고 있다. 다소 자유롭고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도하는 변화를 꾀하면서도 그의 특색인 시청자 친화형 진행은 유지하며 중심을 지키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프로그램 속에서 예전과 달리 카리스마를 내려놓고 웃기기 위해 후배들 혹은 절친한 이경규에게 구박을 당하는 모습이 웃음이 터지고, 언제나 ‘호동이’를 외치며 시청자들과 친구처럼 이야기하는 모습은 반갑다. ‘한끼 줍쇼’에서 시청자에게 밥을 얻어먹기 위해 매달리다가 굴욕을 당하는 모습이 방송판을 주름잡는 강호동이 아니라 다른 예능인이었으면 재미가 없고 오히려 가혹하게 다가왔을 터고, ‘한식대첩’에서 경연자들과 가족처럼 수다를 떨 수 있는 진행자가 강호동이 아니었으면 누가 있었을까 의문을 품게 한다.
강호동은 다음 달 ‘내 손안에 부모님’이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또 다시 안방극장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참 영민하게 변화의 흐름에 맞춰오며 방송 활동 30년을 앞두고 있는 그가 여전히 건재하게 호탕한 웃음과 뭉클한 감동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안방극장을 편안하게 하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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