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두산, '꽁꽁 숨은 9명’ 언제 출전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1.02 13: 00

총 28명의 한국시리즈 엔트리를 제출한 두산이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28명도 많았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하다. 아직 한국시리즈에 1경기도 나서지 않은 선수가 무려 9명이다. 이 9명이 또 다른 변수가 될지도 관심사다.
두산은 이번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투수 12명, 야수 16명(포수 3명, 내야수 8명, 외야수 5명)으로 엔트리를 꾸렸다. 그러나 3차전까지 진행된 현재 경기에 1분이라도 나선 선수는 19명뿐이다. 나머지 9명은 아직 출전조차 하지 않았다. 이에 비해 NC는 17명의 야수가 모두 경기에 나섰고, 장현식을 제외한 투수 10명 역시 1경기 이상은 등판했다. 활용폭은 NC가 넓지만 정작 성적은 두산이 3전 전승으로 압도적인 우세다.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이야 애가 탈 수 있지만 두산의 한국시리즈가 그만큼 순조롭게 풀리고 있다는 증거다. 투수 쪽에서는 3차전까지 딱 5명을 썼다. 선발 투수들이 워낙 잘 던졌다. 1차전에서 더스틴 니퍼트가 8이닝, 2차전에서 장원준이 8⅓이닝, 3차전에서 마이클 보우덴이 7⅔이닝을 던졌다. 선발 평균 이닝이 무려 8이닝이다. 불펜 투수는 굳이 많이 쓸 필요가 없었다.

이에 두산 불펜에서는 이용찬(2경기, 3⅔이닝), 이현승(2경기, 1이닝)이라는 확실한 믿을맨만 경기에 나섰다. 나머지 홍상삼 윤명준 김성배 이현호 함덕주 김강률까지 6명은 개점 휴업이다. 4차전 선발로 예고된 유희관까지 합쳐 6명만 쓰고도 한국시리즈에 우승할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야수 쪽도 마찬가지다. 양의지가 든든하게 안방을 지키고 있어 나머지 두 명의 포수(박세혁, 최재훈)가 아직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다른 팀에 가면 능히 주전을 차지할 만한 경쟁력을 갖춘 내야수 최주환 또한 출전 시간이 없다. 출전했지만 비중이 극히 적은 선수들도 있다. 정수빈은 2경기에 나갔지만 타석이 없었고, 3경기에 나선 류지혁도 대주자로 활용돼 역시 타석이 없다. 국해성 또한 1경기에서 딱 한 타석을 소화했다.
가지고 있는 힘을 모두 발휘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3연승에 이른 기분을 줄 정도다. 가뜩이나 정규시즌 우승으로 휴식일이 길었는데 선수들의 체력은 남아 도는 상황이다. 설사 NC가 홈에서 기사회생해 6차전 이후로 승부가 가더라도 두산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불펜은 당장이라도 총력전이 가능한 구조다.
4차전 선발 유희관의 투구 내용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현승은 충분한 휴식기가 있다. 이용찬도 4차전 대기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유희관이 6이닝만 막는다면 불펜 투수들이 많이 필요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야수들도 주전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정규시즌에 비해 팀 타율이 떨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지만 워낙 탄탄한 수비력을 갖췄고 경험에서 나오는 노련한 경기운영까지 보여주고 있어 후보 선수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적다는 평가다. 올 시즌 두산의 막강함을 제대로 설명해주는 엔트리 활용 결과로도 해석할 수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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