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아이유 아닌 배우 이지은, 아픈만큼 성숙해졌다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6.11.02 10: 30

벌써 다섯 번째 작품. '드림하이', '최고다 이순신', '예쁜 남자', '프로듀사'를 거쳐 ‘달의 연인’까지, 심지어 네 번째 주연작이다. ‘아이유’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자신의 본명 이지은을 내걸 정도로 열정도 보여줬지만 ‘연기력 논란’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혹자들은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감쌌지만, 배우로서도 성장통을 겪을 시기는 확실히 지났다. 방송 후반부부터 감을 찾았는지 제법 드라마의 분위기에 녹아들긴 했지만, 주연 배우로서의 존재감은 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전작인 KBS 2TV ‘프로듀사’에서는 제 옷을 찾아 입은 듯 호연했다. 상처와 아픔으로 차갑게 식어버린 톱스타를 마치 자신의 모습처럼 소화해내면서 여기저기서 좋은 평가를 받은 바. 그런데 이후 ‘아이유’가 아닌 연기자 이지은으로 본격 행보를 보인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 주춤하고 말았다.

지난 1일 종영한 이 드라마에서 아이유가 맡은 ‘해수’는 현대에서 살다가 고려로 타임슬립을 한 인물. 첫 방송 후 아이유를 향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첨예하게 갈렸다. 아이유의 단조로운 표정이나 사극에 맞지 않는 가벼운 말투가 극의 몰입도를 방해한다는 부정적인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워낙 기대작이었기에 볼멘소리들이 나온 것일 수도 있다. 중국의 인기 소설이자 드라마인 '보보경심'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다가 이준기, 아이유, 강하늘, 홍종현, 엑소 백현 등 초호화 라인업을 자랑했기에 국내외의 관심이 높았던 터다.
그런데 작품 중반이 되도록 ‘연기력 논란’은 가실 줄을 몰랐다. 현대에 살다 잘 모르는 고려시대로 갑자기 타임슬립 된 경우이기 때문에 극 초반에는 주변 인물들과 제대로 섞이지 못하고 튀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 하지만 아이유는 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채 도마에 올랐다. 특유의 시원하지 못한 발성 역시 지적의 대상이었고.
심지어는 드라마의 시청률 부진은 아이유 탓이라는 책임론까지 불거졌다. 극을 이끄는 여주인공의 연기력 논란은 타격이 클 수밖에 없는 지적들이었다.
그런데 아픈 만큼 성숙해진 걸까. 중후반부로 갈수록 아이유는 감을 찾은 듯 치열한 연기로 점차 좋은 평을 얻기 시작했다. 황궁 속 인물들과 상황 변화를 몰고 온 황태자 시해 시도 사건 이후가 시발점. 이후 회를 거듭할수록 사랑 앞에 흔들리는 여인의 설렘이나 왕소(이준기 분)의 다친 마음을 위로해주는 진심 가득한 말투 등 해수에 완벽히 몰입한 모습을 보여주며 몰입도를 높였다. 피바람이 휘몰아친 후반부에도 아이유는 열연했고, 그제서야 시청자들은 마음을 열었다.
연기력 논란이 있었지만, 아이유에게는 배우 이지은으로서의 확실한 가능성도 보여준 작품임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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