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찾아온 창원의 초겨울 날씨처럼, NC의 방망이도 차갑게 식었고 얼어붙었다.
NC는 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 경기에서 0-6으로 패했다. 이로써 NC는 한국시리즈 3패로 시리즈 패퇴 위기에 놓였다.
여전히 NC의 타격이 침체됐던 경기였다. 이날 NC 타선은 29타수 3안타에 그쳤다. 아울러 한국시리즈 3경기 29이닝 동안 단 1점만 뽑아내면서 역대 한국시리즈 첫 3경기 최소 득점이라는 불명예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두산의 강력한 선발진에 틀어막힌 것이라는 위로를 할 수는 있지만, 답답한 타선이 시리즈 내내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해줘야 할' 선수들인 '나테이박' 나성범 테임즈 이호준 박석민의 침체가 뼈아프다. 터져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던 이들이 터지지 않자 NC 타선도 꽁꽁 얼어붙었다. '가을야구'를 하고 있지만, NC 타선에는 일찌감치 차가운 겨울이 다가온 것이다.
한국시리즈 3경기 동안 나성범 11타수 2안타, 테임즈 12타수 1안타, 이호준 8타수 1안타, 박석민 10타수 무안타의 성적을 남겼다. '나테이박'은 한국시리즈에서 총 41타수 4안타 타율 9푼8리에 머물고 있다. 중심타선의 타율이 1할이 채 되지 않는 현실이다.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이 중심 타선이 돌아가면서 해결사 역할을 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 기본적인 타격감 침체에 포수 양의지의 리드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
1일 한국시리즈 3차전, 4회말은 '나테이박' 타선이 명에회복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2번 박민우가 우전안타로 출루한 뒤 폭투로 2루까지 진출했고 3번 나성범이 볼넷으로 걸어나가 무사 1,2루의 기회를 맞이했다. 두산 선발 마이클 보우덴이 흔들리던 찰나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야 했다. 그러나 테임즈를 시작으로 이호준 박석민의 이름값은 이 틈을 돌파하지 못했다.
무사 1,2루에서 테임즈가 3루수 인필드 플라이로 물러났고, 이호준이 양의지의 하이 패스트볼 리드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삼진, 이후 박석민이 잘 맞은 타구를 때렸지만 투수 보우덴의 글러브로 빨려들어가는 투수 땅볼을 때려내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결국 4회말 기회를 살리지 못한 NC는 이어진 5회초 수비에서 두산 김재환에 솔로포, 허경민에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면서 주도권을 내주게 됐다.
이날 경남 지역의 날씨는 갑작스럽게 차가워졌다. 경기 내내 영상 10도를 넘지 않는 기온으로 경기를 치러야 했다. "홈으로 돌아와서 편하다"며 내심 반등을 노렸던 NC 타자들의 마음과 방망이는 머지 않아 쌀쌀해진 날씨처럼 식어버렸다. 이제 NC에 더 이상의 기회는 남지 않았다. 1경기만 패하면 NC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도 허무하게 끝이 난다.
두산과의 전력 격차가 있는 가운데서 NC가 그나마 두산과 맞불을 수 있는 것은 '나테이박'의 중심 타선이었다. 하지만 이 '나테이박'의 타선이 터지지 않자 NC는 어느덧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과연 NC의 가을야구를 연장시키는 '나테이박'의 폭발이 이뤄질 수 있을까. /jhrae@osen.co.kr
[사진] 창원=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