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8번타자' 허경민(26)이 두 번의 결정타를 터뜨리며 두산의 3연승을 견인했다.
허경민은 1일 마산구장에서 치러진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NC와 한국시리즈(KS) 4차전에 8번타자 3루수로 선발출장, 2루타 1개 포함 4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두산의 6-0 완승을 이끌었다. 연장 11회 끝내기 승리를 이끈 1차전에 이어 3차전에도 허경민의 존재가 빛을 발했다.
3회 첫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지만 타구의 질이 좋았던 허경민. 김재환의 선제 솔로 홈런에 이어 양의지의 가운데 펜스를 때리는 2루타로 2사 2루 찬스를 맞았다. 1-0 한 점차 리드에서 달아날 수 있는 좋은 기회. 흔들리던 NC 선발 최금강의 초구 투심 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몰렸다.
허경민의 배트가 기다렸다는 듯 빠르게 반응했고, 경쾌한 타구음과 함께 공을 좌중간으로 보냈다. 2루 주자 양의지가 여유 있게 홈에 들어왔고, 허경민은 2루에서 두 팔을 번쩍 들고 환호했다. 2-0으로 달아나는 추가점. 경기 흐름상 NC 기세를 꺾고 승부의 물줄기를 두산에 가져온 한 방이었다.
결정타는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나왔다. 1사 2·3루에서 NC는 양의지를 고의4구로 1루에 내보내 뒤 만루 작전으로 허경민과 승부를 택했다. 허경민은 초구 헛스윙 이후 볼 3개를 연속해서 골라냈다. 이어 이민호의 5구째 몸쪽 높은 149km 직구를 받아쳤다. 배트가 부러짐과 동시에 좌측에 떨어진 2타점 적시타. 스코어를 4-0으로 벌린 쐐기타로 허경민이 다시 한 번 포효했다.
허경민은 지난달 29일 KS 1차전에도 5타수 3안타 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특히 연장 11회말 안타를 치고 나간 뒤 2루에서 3루, 3루에서 홈까지 두 번의 결정적인 태그업으로 끝내기 득점을 만들었다. 2차전에선 4타수 무안타로 쉬어갔지만 이날 3차전에서 결정적인 2안타 3타점으로 다시 존재감을 발휘했다.
지난해에도 허경민은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한국시리즈까지 14경기 54타수 23안타 타율 4할2푼6리 1홈런 10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23안타 기록을 세우며 두산의 업셋 우승을 견인했다. MVP는 받지 못해도 최고의 숨은 공로자였다.
이날까지 허경민은 포스트시즌 통산 31경기에 출장, 79타수 32안타 타율 4할5리 1홈런 12타점 9사사구 11삼진 3도루를 기록 중이다. 정규시즌 통산 타율 2할8푼9리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성적. 포스트시즌만 되면 미친 듯 치는 허경민, 이젠 진정한 가을 사나이로 자리 잡았다. /waw@osen.co.kr
[사진] 창원=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