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김수현이 프로 볼러 선발전에 나간 까닭은?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6.10.31 16: 07

[OSEN=유진모의 취중한담]최근 연예계에서 가장 눈길을 끈 인물이라면 볼링 프로선수에 도전한 김수현일 것이다. 그는 30일 오전 8시 경기도 용인시 프로볼링경기장에서 진행된 ‘2016 남자 22기 프로 볼러 선발전’에 참여해 평균 192.3점을 받아 커트라인인 평균 200점에 미치지 못해 탈락했다.
하지만 그의 소속사 키이스트는 “목표가 프로 볼러가 아니라 프로 볼러에의 도전”이라고 명확한 표현을 했다.
김수현은 현재 가장 몸값이 높은 한류스타 중의 한 명이다. 사드 배치 결정 전 한류스타의 중국 예능 프로그램 1회 출연료가 무려 10억 원이었다. 국내 여자 프로골프 투어인 KLPGA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김해림이 받은 우승상금이 1억6000만 원이다. 프로 볼링 우승상금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할 수 있다.

김수현은 왜 프로 볼러 선발전에 도전했을까?
여배우로서 신비롭거나 우아한 매력에 치중해야 할 이시영이 권투선수로 뛴 건 매우 이채로웠다. 최근 MBC ‘진짜 사나이’를 통해 매력이 극대화된 배경에 권투가 없을 수 없다. 이훈은 2004년 아예 프로복서 라이선스를 취득한 후 배우와 복서 활동을 겸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연예스타들이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한때 김국진의 프로 골퍼 도전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감자꼴 4인방’ 파동을 겪은 그는 도피에 가까운 미국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해 1990년대 중반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1999년 돌연 프로 골퍼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2002년 결혼, 2년 뒤 이혼, 골프의류 사업 도전 실패 등의 아픔을 연이어 겪었다.
그가 프로 골퍼에 도전한 이유는 전후의 그의 ‘사연’이 클 것이다. 연예계의 생리와 인기의 거품이 골프의 매력에 푹 빠지게 만들고, 즐기면서 생계도 보장받을 수 있다는 믿음과 의지가 생기도록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골프를 비롯한 구기종목은 물론 거의 모든 스포츠가 타고난 능력, 뼈를 깎는 쉼 없는 연습, 남다른 체력과 체격, 그리고 강인한 정신력(멘틀)만이 좋은 결과를 보장한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안다. 배우나 예능인으로서 자격은 그보단 상대적으로 쉬운 것은 사실이다. 다만 운과 비즈니스 능력이 문제다.
그래서 김국진 외의 거의 모든 연예인은 스포츠를 취미 혹은 심신단련의 목적으로 즐긴다. 김수현 역시 예외는 아닐 것이다.
다 그렇진 않겠지만 평균적으로 프로 스포츠 선수는 몸에 비하면 정신은 덜 괴롭지만 연예인은 그 반대다. 박세리가 강한 정신력을 키우기 위해 공동묘지에 다녔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하지만 프로 스포츠 선수가 연예인에게 흔한 공황장애를 겪는다는 뒷얘기는 듣기 힘들다.
구기운동 선수 및 관계자들에게 가장 유명한 교훈은 ‘공은 둥글다’다. 심지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도 있다. 지난 프로야구 정규시즌에서 1등 두산이 꼴찌 kt를 매번 이긴 게 아니다. 프로야구 중계를 듣다보면 요즘은 직구라는 용어가 거의 사라졌음을 알 수 있다. 패스트볼이라고 한다. 그 배경은 야구공은 절대 일직선으로 똑바로 날아가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김수현은 이제 만 28세가 넘은 청년이다. 평소 바른 이미지로도 유명하다.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할 수 있음에도 굳이 현역복무를 고집해 곧 입대영장을 받는다고 한다.
그는 현재 돈을 벌 만큼 벌었고, 앞으로 그보다 훨씬 더 많이 벌 수도 있다. 프로 볼싱 선수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의 부와 명예를 누렸고, 향후 보장돼있다. 하지만 마음까지 부유하고 평안할지에 대해선 미지수다.
사람에겐 일만큼 휴식 혹은 취미생활이 필요하다. 두 가지는 반대개념이지만 본질적으론 행복추구의 공통적 필요충분조건이다. 김수현이 수입이나 명예에 별 도움이 안 되는, 공과 핀에 집중함으로써 정신력과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에 시간과 심신을 과감하게 투자한 이유는 힐링이자 레저이자 크게 봐 니르바나다. 연예생활 역시 공과 비슷하다. 똑바로(예상한 대로) 가는 법은 없다.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이란 영화가 사회적 화제가 된 바 있다. 보디다르마(달마대사)는 중국 남북조시대에 당시의 불교와는 정반대인 좌선을 통해 사상을 실천하는 새로운 불교인 선종을 창시한 인물이다.
김수현이 볼링장에 간 이유는 더 많이 벌고 더 유명해지거나, 노후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동쪽’으로 가기 위해서일 것이다. 풍요로운 현실에 안주하며 그걸 최대한 누리려하기보다는 젊은이답게 계속 도전하고 자신을 계발하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나가는 프런티어 정신을 발현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이시영은 권투를 하며 자신을 싸고도는 수많은 루머, 특히 성형미인이란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고 호감형 여배우로 거듭달 수 있었다. 김수현은 주마간산(달리는 말에 채찍질하기)이다./ybacchus@naver.com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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