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슈틸리케, "캐나다전 경쟁 통해 우즈벡전 최상으로 임하겠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6.10.31 11: 04

"친선 경기인 캐나다전을 잘 활용해 내부 경쟁의 기회로 삼고 최상의 전력으로 우즈벡전에 임하겠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31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달 11일 열리는 캐나다와 친선전, 15일 우즈베키스탄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에 나설 2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가장 큰 특징은 측면 수비의 변화다. 한동안 대표팀과 멀어졌던 풀백들이 대거 승선했다. 유럽에서 힘겨운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박주호(도르트문트)와 윤석영(브뢴뷔)이 가세했다. 전북의 K리그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는 최철순과 김창수도 오랜만에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최철순은 지난 2013년 2월 6일 크로아티전 이후 3년 9개월여 만에 A대표팀에 뽑혔다. 김창수와 박주호도 2016년 3월 27일 태국전 이후 오랜만에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홍철(수원)까지 풀백 자원만 5명이다.

공격진도 소폭 변화가 일었다. 석현준(트라브존스포르)이 예비명단으로 빠지고, 슈틸리케호의 황태자인 이정협(울산)이 승선했다. 골키퍼와 미드필더는 지난 카타르-이란전 명단과 변화가 없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캐나다전이 공식 A매치라 중요하지만 친선전을 잘 활용해서 내부 경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면서 "캐나다전서 박주호와 윤석영을 45분씩 출전시켜 비교 해보고, 이정협과 황희찬도 점검해서 최상의 명단으로 우즈벡전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던졌다.
다음은 슈틸리케 감독과 일문일답
-소감.
▲처음으로 25명의 선수를 소집했다. 세 포지션이 취약점이다. 양쪽 풀백과 공격수다. 왼쪽 풀백과 공격수를 각각 3명 선발했다. 캐나다전이 공식 A매치라 중요하지만 친선전이라 잘 활용해서 내부 경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캐나다전 이후 23명으로 줄여야 한다. 캐나다전을 잘 활용해서 박주호와 윤석영은 45분씩 출전시켜 비교 해보고 홍철은 매 주말 볼 수 있다. 공격수도 이정협과 황희찬을 비슷하게 점검해서 최상의 명단을 확정해 우즈벡전에 임해야 한다.
-윤석영과 박주호의 발탁 배경과 경기력은 어떻게 점검했나.
▲박주호는 오랫동안 명단 제외되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내다 최근 소속팀서 동포지션 선수들의 부상으로 명단에도 들고 출전 기회도 받고 있다. 윤석영은 소속팀 명단에 드는 상황이다. 2주 전 컵대회도 소화했다. 경기를 뛰지 못하는 주간에는 리저브 팀에서 계속 경기를 뛰고 있는 걸 확인했다. 양쪽 풀백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오른쪽은 대안으로 장현수를 시험했다. 여러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박주호와 윤석영을 점검하려고 한다.
-권창훈과 석현준이 예비명단으로 빠졌는데.
▲권창훈은 꾸준히 주말에 수원 삼성의 경기를 보며 체크하고 있었다. 올림픽 이후 정상 컨디션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다 최근 2주 소속팀서 컨디션이 올라오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대기명단에 포함했다. 부상자가 있으면 언제든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는 선수다. 석현준은 지난 소집 때 함께 했었다. 카타르전 전반 활약상을 보고 교체 아웃시키려고 생각했다. 소속팀 복귀 이후에도 경기에 못 나오는 상황이 발생해서 대기명단으로 뺐다. 
-본선 직행이 걸린 우즈벡전이 상당히 중요한데 각오는.
▲상당히 중요한 경기다. 이후에도 5경기가 더 남아 꼭 결정적인 경기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더 이상 홈에서 승점을 잃어서는 안된다.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경기다. 4경기서 2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나와 선수들에게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다. 우즈벡을 이긴다면 다시 상승세로 올라설 수 있다.
-이정협과 중국파 중앙 수비수 선발 배경은.
▲많은 연봉을 받고 중국이나 중동에 진출한 선수들이 대표로서의 사명감과 수준이 떨어진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그런 선수들이 '대표팀 사명감이 없다'라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오히려 다쳐도 대표팀에 오고 싶어하고 꼭 뛰고 싶어하고 사활을 걸기 때문에 이 선수들을 항상 신뢰한다. 홍정호가 카타르전에 부진한 것은 인정해야 하지만 한 번 그랬다고 해서 신뢰를 잃은 것은 아니다. 계속 신뢰하고 있어 재발탁했다. 한국영도 이란과 전반전 이후 교체 했지만 대표팀서 2년여 동안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뛴 것을 간과할 수 없다. 공격수는 플랜 A와 B를 항상 생각한다. 플랜 B는 김신욱을 투입해서 경기를 풀어가는 것이다. 카타르전은 잘 통했지만 이란전은 생각보다 안 통했다. 플랜 A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내가 부임한 이후 32경기 중 30경기의 기록을 분석했는데 단 2경기만 점유율이 밀렸고, 3경기는 비슷했다. 남은 경기선 우위를 보였다. 16경기는 6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점유율이 높은 팀이 반드시 이기는 법은 없다. 내 축구 철학은 공을 지배하며 계속 득점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결정적 득점 장면을 만들어내는 장면을 조금 더 보여줘야 한다. 그런 유형의 공격수를 찾다 보니 이정협이 떠올랐다. 상주 상무 시절부터 아시안컵까지 그런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울산 이적 후 초반 출전이 적었지만 최근 시간이 늘어나며서 그런 움직임을 보여줬다. 플랜 A를 제대로 가동시키기 위한 움직임이다. 황희찬은 오스트리아 리그서 시간이 필요했지만 최근 결정력이나 득점력을 보여줘 플랜 A를 가동시킬 수 있을 것 같아 선발했다.
-최철순과 김창수 등 전북의 풀백 자원을 선발 했는데.
▲전북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기량을 증명했기 때문에 선발했다. 전북은 승점 삭감이 아니었다면 4주 전 리그 우승을 확정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 중심에 있는 선수들이 시즌을 치르면서 자신감도 많이 생겼을 것이다. 이런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대표팀을 좋은 분위기로 이끌면서 안정감을 줄 수 있다. 김창수는 대표팀서 새로운 선수가 아니다. 경험도 많고 오랫동안 같이 했던 선수다. 경험이나 기량으로 대표팀 수준을 끌어 올렸으면 좋겠다. 최철순은 투지 넘치고 적극적인 선수다. 이란전에 부족했던 부분이다. 이런 유형의 선수가 필요해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 판단했다. 이 때문에 장현수는 센터백 혹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게 할 생각이다.
-소속팀서 부진한 이정협을 뽑았는데. 소리아와 같은 유형의 선수인지.
▲공격수는 단순히 득점이나 공격포인트로 평가하는 방법이 있지만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평가하고 있다. 처음 대표팀에 불렀을 때 상주에서도 주전으로 뛰지 못했지만 우리가 원하는 움직임이 있다. 울산에서는 많이 움직이고 열심히 뛰지만 기회가 잘 찾아오지 않아 득점이 저조하다. 25명의 선수들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아무도 모른다.
-명단 발표 전 차두리 전력분석관과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기대하는 바는.
▲차두리 분석관의 합류에 대해 찬반 논란이 있다. 지금 시기에 선임한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차두리 분석관이 선수 생활을 마감했을 때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말했다. 좋은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지도자 과정을 밟고 있기 때문에 대표팀서 많은 경험을 하면 지도자 자격증을 딸 때 실습의 일환으로 인정 받을 수 있다. 두 번째는 근 2년 동안 대표팀 체제에서 매 경기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 치른 적은 없다. 차두리가 독일어를 하고 소통을 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나와 통역이 해오면서 선수들과 소통에 큰 문제는 없었다. 차두리는 분석관이기 전에 최근에 선수를 마감했기 때문에 필드 밖에서 선수들과 교감할 수 있다. 
-김신욱은 우즈벡전도 플랜 B인지. 이정협과 황희찬은 월드컵 최종예선서 아직 검증이 안됐는데. 이번 명단엔 어떤 철학이 담겼나.
▲약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을 개선하고, 좋은 모습을 다시 보여줘야 한다. 물컵에 반 정도 물이 차 있으면 부정적인 사람들은 반 밖에 안 차 있다고 평가한다. 우리는 반이나 차 있고 남은 반을 채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줘야 한다. 공을 지배하는 팀만이 상대에게 부담을 준다는 생각을 갖고 경기를 한다. 우리는 볼을 점유하고 지배할 때 문전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한다. 코너킥 찬스도 마찬가지인데 세밀한 움직임이 나오지 않아서다. 이정협과 황희찬의 합류로 이런 부분들이 개선될 것이라 기대한다. 우리가 공격적으로 상당히 강했던 경기는 수비 문제도 별로 없었다. 패스성공률이 높았던 경기는 수비 문제가 없었다.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슈팅으로 마무리되면 수비 조직력에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패스미스가 많아지면 역습을 허용해 수비 조직력을 갖출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우리는 그럴 때 약점을 보였다. 이란전도 마찬가지였다. 공격 전개 과정서 패스가 차단되면서 실점을 했다. 수비 문제는 공격에서 빌드업 시 패스미스가 나왔을 때 생긴다. 공격력을 강화하면 자연스레 이 문제도 해결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차두리 분석관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나와 함께 일하는 스태프에겐 어느 정도의 자율성과 책임감을 부여한다.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한다. 차두리 분석관은 전술적으로 영향력이 적겠지만 선수와 교감하는 측면에서 나에게 조금 더 효과적으로 전달해줄 수 있다. 선수들이 훈련 강도가 높다고 느끼면 가감 없이 설명을 해줄 수 있다. 난 항상 선수들에게 언제나 내 방문이 열려 있다고 하지만 한국 정서상 힘든 부분이다. 얼마 전까지 동료로 뛰었던 차두리 분석관에겐 쉽게 말할 수 있을 것이라기대했다.
-차두리 분석관 선임은 기술위원회의 추천이었나. 지도자 자격증 취득을 배려한 부분이 있는지.
▲차두리 분석관은 지난해 실시한 은퇴식서 기존에 이루어지던 형태에서 벗어나 감동스러운 무대를 만들어줬다. 대한축구협회서 현역으로 뛰고 있을 때 은퇴경기를 선사했다. 차두리에게만 행해진 배려가 아닌 시작이 되어서 추후 기성용과 구자철 등 대표팀서 많이 뛴 선수들이 은퇴경기를 할 수 있는 시작을 마련해주고 싶었다. 배려를 위해 차두리를 불렀다기보다는 이런 경력을 이어가는 시작에 불과해 선발했다. 이용수 기술위언장이 먼저 추천했다. 고민도 없이 환영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차두리뿐만 아니라 대표팀을 위해 많이 뛴 이가 들어온다고 하면 똑같을 것이다. 코치 자격이 없음에도 좋은 의도로 다시 대표팀에 합류한 이에게 비난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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