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카프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의리남' 구로다 히로유키(41)의 배번 '15번'을 영구결번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언론은 30일 "히로시마가 구로다의 등번호 '15번'를 영구결번으로 하는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구로다의 영구결번은 히로시마 구단 역사의 3번째다. 히로시마는 1970~80년대의 황금기를 대표하는 강타자 야마모토 코지의 '8번'과 기누가사 사치오의 '3번'이 영구결번돼 있다. 야마모토는 1977년부터 1981년까지 5년 연속 4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기누가사는 2215경기 연속 출장으로 일본 최고 기록을 세운 선수다.
히로시마 구단 관계자는 "고난의 역사와 우승을 경험한 구로다는 히로시마 복귀로 돈 이외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일깨워 줬다"고 말했다.
구로다는 충분히 자격이 있다. 1997년 히로시마에 입단한 구로다는 11년간 활약한 뒤 FA를 행사해 2008년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에서 7년간 뛰며 79승(79패)을 기록했다.
2014년 겨울 뉴욕 양키스의 FA 계약(약 200억원)을 거절하고 친정팀 히로시마로 전격 복귀했다. 시민구단으로 재정이 넉넉지 못한 히로시마로부터 받은 연봉은 4억엔(약 43억원)이었다.
구로다는 돈이 아닌 명예를 선택했다. 미국으로 떠날 때 자신이 말한 "히로시마로 다시 돌아와 던지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마지막으로 히로시마 유니폼을 입고 우승에 도전한 것이다.
구로다는 올해 10승을 거두며 히로시마가 25년만에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하는데 기여했다. 일본시리즈에서 니혼햄에 2승4패로 밀려 아쉽게도 구단의 32년만의 일본시리즈 우승에는 실패했다. 준우승에 머문 구로다는 6차전 패배 후 "7차전 선발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일본시리즈가 끝났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구로다는 미·일 통산 203승(184패)을 기록하고 20년 야구 인생을 은퇴한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