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과 결별하고 1군 외야수로 발돋움
"생각 바꾸면 행동도 바뀐다" 주전도전
올 시즌 kt 위즈의 ‘히트 상품’으로 떠오른 외야수 전민수(27)가 한 시즌을 돌아봤다. ‘긍정의 힘’으로 이루어낸 결과였다.
kt는 올 시즌을 최하위로 마쳤다. 하지만 외야에서 전민수가 1군 자원으로 자리 잡은 것은 큰 수확이었다. 2008년(현대 2차 4라운드)에 프로 유니폼을 입은 전민수는 지난해까지 1군 15경기 출전에 불과했다. 20타수 무안타의 기록. 고등학교 때 최고 유망주 중 한 명이었으나 부상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 7년 만에 1군 무대를 밟았다. 데뷔 첫 안타를 쳤고 서서히 이름을 날렸다. 74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5리(213타수 65안타) 3홈런 29타점 31득점으로 활약했다. 득점권 타율도 3할7푼3리로 좋았다. 이후 데뷔 첫 홈런, 끝내기 안타 등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8월 10일 복사근 근처 비골 미세골절로 시즌을 일찍 접은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전민수는 “막판에 복귀 계획을 잡았었는데 잘 안 됐다. 성적을 떠나서 시즌을 끝까지 뛰지 못한 게 아쉽다. 풀타임을 치르는 기분을 느껴보고 싶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하지만 수확이 더 많았다. 전민수는 “경기를 많이 나가면서 얻은 것, 느낀 것이 많았다”면서 “체력적인 부분에서 항상 오버 페이스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투수와의 수 싸움, 상황 판단, 경기 흐름 등 많은 걸 배웠다”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부상으로 1군 활약 기회가 없었으나 타격 재능은 뛰어났다. kt 이적 후 첫 1군 콜업 기회를 잘 살렸다. 전민수는 “첫 안타를 계기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안타를 친 경험들이 나를 더 성장시킨 것 같다. 첫 안타, 끝내기 안타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야구를 하면서 처음이었다”고 했다. 이어 “부상으로 시즌을 1군에서 마무리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민수는 스스로의 계획대로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다. 전민수는 “1군 선수로는 점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2~3년 전부터 계획한 걸 생각하면 100점 만점에 100점을 주고 싶다. 히어로즈에서 부상으로 방출되고 kt로 왔다. 이후 2군 풀타임을 뛰면서 스스로 발전하자고 생각했다. 올해는 2군 경험을 토대로 1군에서 뛰고 싶었다. 주전은 아니더라도 ‘전민수’라는 이름을 알리고 새롭게 시작하자는 계획을 세웠다. 생각한 대로 다 됐다”고 설명했다.
이전까지는 부정적인 생각들이 발목을 잡았다. 전민수는 고등학교 때 최고 타자에게 주어지는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했다. 프로에 입단한 ‘이영민 타격상’ 수상자 중 안 풀리는 선수가 많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전민수는 이에 대해 “사실 저주라는 말에 신경을 썼다. 몸이 아프면 정신적인 부분도 같이 무너지는 것 같다. 또 정신이 무너지면 몸도 다친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면 그대로 되는 것 같다. 생각을 바꾸면 행동도 바뀐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제는 생각을 더 한 단계 옮겨갔다. “내년부터는 1군에서 내 자리를 만들자는 생각이다”라는 게 전민수의 설명이다. 전민수는 “다음 시즌을 위해선 좋은 걸 그대로 유지하자는 생각이 크다. 좋은 루틴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면서 더 발전하고 싶다. 프로는 장점을 가지고 싸우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좋은 점을 부각시키려 한다”고 했다.
그 장점을 두고는 “타격이 장점인데 올 시즌에는 의외로 수비도 좋았던 것 같다. 원래 그런 이미지가 아니었는데 보살도 나오면서 어깨가 좋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며 웃었다. 이어 전민수는 “주루는 많이 부족했다. 긴장 속에서 하다 보니 실수가 많이 나왔다. 올 겨울, 내년 봄에는 기본에 충실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잦은 실수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며 각오를 다졌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