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압도적인 에이스 2명을 앞세워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가는 팔부능선을 넘었다.
두산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5-1로 승리했다. 홈 2연전에서 2승을 챙긴 두산은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
2연승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판타스틱 4’의 두 축인 더스틴 니퍼트와 장원준이었다.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고 한국시리즈 선발 순서를 미리 짰던 김태형 감독은 이후 투수 운영까지 좀 더 수월하게 가져갈 수 있게 됐다. 선발투수 2명이 모두 긴 이닝을 책임져준 덕분이다.
먼저 1차전 선발로 나선 니퍼트는 8이닝 2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했다. 1회초를 포심 패스트볼 하나만으로 마무리할 정도로 구위가 일품이었고, 이닝을 거듭할수록 변화구를 섞어 던지며 양의지와 함께 NC 타자들을 격파해나갔다.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1차전 MVP가 된 것이 그의 높은 공헌도를 설명해준다.
2차전의 주인공은 장원준이었다. 필요할 때 땅볼을 유도하는 능력을 보여주며 무려 4개의 병살타를 만들어낸 장원준은 8⅔이닝 10피안타 5탈삼진 1실점했다. 무려 38일 만에 공식 경기에 등판한 것이었지만, 우려했던 경기감각의 문제는 없었다. 오히려 비축해둔 힘을 바탕으로 NC 타선을 훌륭히 막았다.
두산이 우승의 팔부능선을 넘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이유는 1, 2차전에서 외국인 원투펀치(재크 스튜어트, 에릭 해커)를 차례로 낸 NC를 제압했기 때문이다. 토종 선발이 약한 NC를 상대로 두산은 3, 4차전에 마이클 보우덴, 유희관을 내보내 시리즈를 조기에 끝낼 수도 있다.
두산은 2명의 선발이 각각 8이닝, 9이닝씩 던져주면서 불펜을 아꼈다. 1차전에서도 이용찬이 2⅓이닝을 던진 것을 제외하면 불펜 소모가 거의 없었다. 이현승은 아웃카운트 2개를 잡기는 했지만 투구 수가 단 4개에 불과했다. 2차전에도 나와 연투했지만 한 타자만 상대해 부담은 적다. 여러모로 힘 대결에서 앞설 요소들을 남겨두고 있다.
반면 NC는 마산에서 있을 3차전부터 선발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포스트시즌 6경기를 치르는 동안 국내 선수가 선발로 나온 것은 플레이오프 3차전의 장현식이 유일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그때처럼 선발이 일찍 물러날 경우 불펜 소모도 많아지기 때문에 시리즈가 후반으로 갈수록 투수력도 바닥을 보이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nick@osen.co.kr
[사진] 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