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4번 위치에 고정한 김재환(28)의 홈런포로 에릭 해커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막판에 터진 타선이 2차전까지 가져오게 했다.
두산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있었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NC와의 경기에서 선발 장원준의 호투와 막판에 터진 타선의 힘을 앞세워 경기에서 5-1로 승리했다. 2연승을 거둔 두산은 한국시리즈 2연패에 가까워졌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두산은 타순에 변화를 줬다. 양의지를 7번으로 내려 타격 부담을 없애줬고, 1차전에 안타와 볼넷을 하나씩 만들어낸 닉 에반스를 5번으로 올렸다. 또한 3번 오재일과 6번 민병헌도 자리를 맞바꿔 3번부터 민병헌-김재환-에반스-오재일-양의지로 이어지는 타순을 짰다.
이에 대해 김태형 감독은 “(김)재환이 빼고는 3~6번은 변화가 계속 있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두산 관계자는 “민병헌의 타격감이 괜찮아 3번으로 올라오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4명이 하루 전과 다른 타순에 들어갔지만 1차전과 달리 지그재그 타선이 만들어지는 효과는 있었다.
이 변화는 4회말 선취점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선두 민병헌이 외야 좌중간에 안타를 치고 나간 뒤 김재환의 우전안타, 에반스의 좌전안타로 두산은 만루 찬스를 잡았다. 오재일이 3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으나 양의지가 우중간으로 적시타를 날린 두산은 선취점을 뽑았다.
무사 만루에서 1점밖에 얻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선취점이라는 것은 의미가 있었다. 두산으로서는 행운과 불운이 섞인 결과였다. 김재환의 우전안타 상황에 나성범이 정확한 타구 판단을 하지 못한 것이 호재였던 반면 에반스의 좌전안타 때는 전형도 3루코치가 3루를 돌던 민병헌이 홈으로 뛰지 않게 막았다. 이때 득점이 이뤄졌다면 이후 추가 득점도 따라왔을지 모를 일이다.
그리고 경기를 완전히 넘어오게 한 것은 김재환이었다. 1-1로 맞서던 8회말 2사 3루. 볼카운트 1B에서 해커의 공이 포수 뒤로 빠졌고, 그 사이 박건우가 홈을 밟았다. 그리고 김재환은 해커의 다음 공을 우측 담장 너머로 보내며 3-1을 만들었다. 마운드에는 김진성이 새로 올라왔다.
이후 두산은 에반스가 좌측 펜스상단까지 날아간 2루타로 다시 찬스를 만들고 오재일이 외야 우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날렸다. 공이 홈으로 오는 사이 오재일은 2루까지 갔고, 외야 우중간을 완전히 가른 양의지의 적시 2루타에 5-1로 앞선 두산은 손쉽게 리드를 지켜 승리했다.
어려운 경기였지만 감독이 믿어준 4번타자가 후반에 대포를 터뜨렸다. 그리고 바꾼 타선도 홈런 후에 벤치의 뜻대로 움직여줬다. 두산의 3~7번 타순 스위치, 그리고 4번 김재환 고정이라는 두 가지 선택은 모두 성공작으로 끝났다. /nick@osen.co.kr
[사진] 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