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네틱플로우, "내가 MC스나이퍼 떠난 이유? 너무 사랑해서"[인터뷰]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6.10.30 14: 22

1집앨범을 끝으로 MC스나이퍼와 결별하고 독자적인 노선을 걸으며 활동을 이어온 키네틱플로우 비도승우가 10년만에 지난 1집 앨범의 프로듀서였던 MC스나이퍼와 조우했다. 이 같은 소식과 함께 지난 24일 새로운ep앨범 'Mind Rob 1.0 ver'으로 돌아온 키네틱플로우는 많은 힙합팬들을 설레게 했다.
키네틱플로우 비도승우의 솔로앨범인 ‘Mind Rob 1.0 ver’는 험난했던 개인사로 인하여 그만둘 뻔 했던 그가 음악을 다시 시작하게 된 의미와 더불어 자전적인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그에게 남다른 앨범이 아닐 수 없다. 그가 MC스나이퍼를 떠났던 이유와 다시 돌아온 심경, 그리고 힙합씬 전체와 MC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솔직·진지하면서도 재미있는 대답들이 돌아왔다. 스스로를 '애매하지만 유니크한 MC'라고 평가하는 그다.
- 비도승우(신승우)는 뮤지션이자 편의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다. 편의점은 잘  되는지? 가사에도  있는데 그런 이중적인 삶이 힘들진 않나?

▲다행히 매출은 좋은편이다. 단 아르바이트생의 월급과 기타잡비를 제하면생각만큼  많이남지는 않는다. 당연히 "자영업자 신승우" 아 뮤지션 "비도승우"의 갭은 크고 두가지일을 함께한다는것은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피곤하다. 안해본 사람은 모른다. 단 다행히도 내가 추구하는 음악이 힙합이라서 가게에서 겪게되는 이야기들이나 감정들이 음악으로 우려내기는 아주 좋은 소스들이라 그점 은 좋다.
- 앨범 제목 'Mind Rob'이 인상적이다. 어떤 음악으로 듣는 이의 마음을 강탈하고자 하는가?
▲나의 힙합은 요즘의 그것과 매우 다르다. 다들 머니스웩 센척하지만 나는 내삶자체가 스웩이고 강하다. 이 나이에 두번의 큰사기를 당하고 가진것을 날렸지만 다시 일어서며 편의점을 하며 멋진음악도 하고있다. 이 자체가 나 자체가 모든이들에게 위로이며 희망이라고 생각하며 그런음악으로 모두의 마음을 빼앗고 싶다.
- 'Sorry my brother'에서는 mc스나이퍼를 향한 절절한 기사가 인상적이다. 가사에도 어느 정도 나와있긴 하지만 왜 mc스나이퍼를 떠났나? 그리고 10여년만에 다시 돌아온 계기와 과정을 말해달라. 지난 날을 후회하는가? 앞으로는 mc스나이퍼와 계속 해피투게더인가?
▲떠난 이유? 그것은 너무 사랑해서이다. 예전에 둘이 술을마시면 나는 농담으로 늘 이런말을 하곤했다. 내가 여자였다면 오늘밤 형한테 사귀자고 말했을거라고.남자로서 정말로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때는 둘을 이간질하는놈들이 많았고 섭섭한것도 많았고나 역시 욱했고 너무 어렸다. 형을 믿었어야하는건데 나는 그때 1집의 실패후 세상모든게 끝난사람같았고  다음이야가라는것은 없을것 같았고 짐이되기 싫었다. 그러나 뒤늦게 '몽환의 숲'이 대박을 치면서 음악에 미련이 생겼고 다시 들어가기에는 회사는 커져버렸으며 나온 뒤 다시들어가는 그림도 우스웠다. 모든건 때가 있고 지금이 다시 함께할수있는 "그때"이다. 해피투게더일지 저스트 투게더일지는 모르지만 새드엔딩은 없다.
- mc스나이퍼는 본인에게 어떤 존재인가?
▲아버지와 더불어 내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두명의 남자 중 한 명이다.
- 'My day'는 일리닛과 진행한 10년만의 콜라보레이션 곡이다. 둘의 만남만으로도 반갑다. 어떻게 함께 하게 됐나? 그리고 함께 작업한 소감? 일리닛의 변한 점이 있다면?
▲'made in 98'을 정말 잘들었다. 듣자마자 연락해서 잘들었다고 안부를 전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다시금 연락하는 사이가 됐고 My day 비트를 받자마자 일리닛이 떠올랐다. 그냥 이곡 자체가 딱이라는 생각이 바로들었고 바로 연락해서 10년만에 비트에서 재회했다. 원래 붓다시절부터 진심으로 리스펙하는 동생이었고 일리닛의 달라진점이라면 과거에는 에미넴을 연상케하는 독기어린 다크함이 매력이었다면 현재는 평화주의자가된 무언가 달관한 느낌이랄까? 둘다 좋치만 나는 다크한 일리닛을 더 좋아하긴한다.
- 함께 콜라보레이션을 해 보고 싶은 가수가 있다면 누구인가? 그리고 그 이유는?
▲바스코. 이유는 16년전 힙합꼬맹이때부터 알았고 현존하는 1세대중 가장 자신의 색을 지키면서도 현재의 씬에 잘 안착했다. 제일중요한부분은 하드코어한 목소리톤이 좋다. 센 거 같이 해보고 싶다.
- 'My day'에서는 요즘 힙합씬을 비판한다. 엠넷 '쇼미더머니'에 대한 비판도 녹인 것인가? 구체적인 비판의 대상이 있나? '디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구체적인 대상이라기보다 거의 "전부다" 이다. '쇼미더머니'? 장점과 단점이 존재한다. 시장이 커져버린것. 파이를 키워놓은것은 대단한 성과이며 공로이다. 단, 언젠가부터 랩을하고 힙합을 하는목적이 "돈"이 전부가 되었고 "스웩"만이 이야기의 화두가 되고 그것만이 멋진것이라고 착각하는 어린친구들이 양산되어버렸다. 랩성괴들이 단체로 양산된거지. '디스'는 맘에 안들면 당연히 할수있고 힙합의 매력중 하나이다. 단 책임지지 못할 말 뱉다가 골로 갈 준비도 해라. 나는 Diss+Beef 타입. 난 Old하지만 Gold다. 다 똑같은 이야기 똑같은 랩은 안 한다. 이 상황을 만든것이 누구때문인지 어찌된 것인지는 말 안해도 다들 알지 않는가? 의식이 있다면 말이다.
- 요즘 힙합씬에 대한 본인의 생각이 궁금하다. 그리고 힙합하기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선배로서 들려주고 싶은 말.
▲요즘 힙합씬은 딱 대한민국 축소판이다. 기성세대와 젊은세대의 갈등과 분파계파로 나뉜 그런. 정확히 시대상의 반영이다. 단 멘탈적인 부분이 너무 스킬과 언어유희의 흐름으로만 진행되고 있다. 그부분이 안타깝다.
- '똑바로 해'의 가사를 보면 '하나같이 내가 변했대'란 말이 있는데  실제로 이런 말을 많이 듣나? 그러나 본인은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 노래에 대해 설명해달라.
▲나는 안 변했다. 외형이 좀 과거에 비해 늙었을뿐 같다. 단 세상이 정해놓은 기준에 의거하면 나는 변했고 정신을 덜 차렸다. 다들 그 기준에 따라가니 "안변한 내가 변해보이는 거"다. "넥타이를 맨것은 너이지 내가 아니다" 이것만봐도 입장차이에 따른 변화의 개념이 재밌지 않은가? 어찌보면 매우 슬픈이야기를 재치있게 풀어낸곡이다
-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이유는? '몽환의 숲'이 넘어야 할 곡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인덕원 가스펠'과 'Mind Rob'이다. 물론 다 애착이 가지만 '가스펠'은 내 그대로의 이야기라서 실제 작업시 후렴 만들다가 몇번을 울었고 듣다가도 울었다. 'Mind Rob'은 이번 앨범중 가장 몽롱하고 취한 느낌의 곡이라서 그렇다. 정말 알수없는 감정사이의 방황과 욕망도 너무 맘에 든다.
- MC로서 가사에 무엇을 담고 싶나? MC는 어떤 사람이라 생각하나? 그리고 본인은 어떤 뮤지션이라 생각하는지?(음악 철학이나 신념)
▲질문 좋다. 요즘은 랩퍼와 엠씨의 구분이 없어진 시대다. 엄밀히 말해 랩퍼가 단순 랩가창자라면 엠씨는 '의식있는 랩을 만들고 부르며 대중을 움직이는 랩 예술가'이다. 요즘은 랩퍼가 넘쳐나지 엠씨는 드물다. 나는 솔직히 애매한 레벨의 엠씨다. 결과물들간의 시간적 유기관계도 그렇고 내용물들의 편차도 크다. 하지만 중요한건 '내 스타일과 내 시선과 표현이 분명 유니크'하다는 거다. 명작에는 유통기한이 없다. 몽환의숲 울궈먹는건 내가 제일 싫치만 내 대표곡이며 명곡이다. 흔해빠진 사랑이야기를 10년전에 그렇게 풀어냈다. 애매한 레벨이지만 유니크한 엠씨인 건 맞다.
- 12월에 다음 앨범 발매 계획이 있다고 들었다. 그 앨범에는 어떤 곡들이 담겨지게 될까? 그리고 더 넓게 앞으로의 계획은?
▲사회적인 이야기들도 들어갈 것 같다. 유행하는 트랩을 해도 가사는 사회적인 것. 이 시대를 살아가며 모두가 아파하고 분노하는것들을 담아보고 싶다.진보보수 이딴 거 떠나서 대한민국에 사는 이라면 누구나 아프고 분노하게 되는것들.이 시대의 문제는 '진짜'가 없다. 그래서 정의가 없다. 무엇이든 '진짜"는 어렵지만 최소한 그 "진짜" 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고민해 봐야 하지 않는가?
- 이번 앨범으로 얻고 싶은 성과는?
▲다 필요없고 '비도승우가 살아있다', '죽지 않았다 여전히 자신의 스타일이 있다' 이것이면 충분하다. 거의 10년만에 돌아왔는데 큰것을 바라면 그건 도둑놈 심보다. 하지만 도둑놈이 맞다. 모두의 마음을 털어간다는 주제로 만든 앨범이니까. 단 처음부터 그러면 그건 '너무 도둑놈'이라서 1.0 버젼인거다. "제대로 털때" 까지 마인드랍 시리즈는 이어진다.2.0 3.0!
-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기다려 준 분들께는 너무 고맙고 새로이 알게 되시는분들께는 유익한 앨범이 됐으면 합니다.이제부터는 계속 갑니다. "제대로 여러분 마음 털 때까지." / nyc@osen.co.kr
[사진] 스나이퍼사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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