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가 결국 벼랑 끝 위기에 내몰렸다.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 꿈이 물거품 될 위기다.
컵스는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2-7 완패를 당했다. 3차전에 이어 홈에서 2경기 연속 패한 컵스는 시리즈 전적 1승3패가 돼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는 벼랑 끝 상황에 처했다. 당장 31일 홈구장 리글리필드에서 열리는 5차전을 패한다면 안방에서 들러리 신세가 될 수 있다.
컵스는 원정 1~2차전에서 1승1패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홈에 돌아왔다. 지난 1945년 이후 71년 만에 리글리필드에서 월드시리즈가 열렸지만 너무 긴장한 탓이었을까. 컵스 타선이 차갑게 식었다. 3차전에 무득점 완봉패로 침묵한 컵스는 4차전에도 무기력 그 자체였다.
3일 휴식을 갖고 나온 클리블랜드 에이스 코리 클루버를 맞아 1회말 첫 공격에서 덱스터 파울러의 좌측 2루타와 앤서니 리조의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지만 계속된 2사 2루에서 윌슨 콘트라레스가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2회 1사 1루에선 하비에르 바에스가 초구에 3루수 앞 땅볼로 병살타를 쳤다. 3회 2사 1·2루에선 4번타자 벤 조브리스트가 8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4회에도 2사 1루에서 바에스가 허무하게 3구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이닝이 끝났고, 5회에는 파울러와 크리스 브라이언트의 초구 공략이 모두 범타로 돌아가는 등 공 6개에 삼자범퇴 당할 정도로 클루버의 페이스에 끌려 다녔다.
그 사이 클리블랜드가 2회 2점, 3회 1점, 6회 1점씩 차곡차곡 내며 4-1로 역전했다. 컵스도 6회 선두 리조가 좌측 2루타를 터뜨리며 절호의 기회를 잡았으나 조브리스트가 좌익수 뜬공, 콘트라레스가 3구 헛스윙 삼진, 에디슨 러셀이 3루 땅볼 아웃되며 또 무득점으로 돌아섰다.
결국 7회 제이슨 킵니스에게 우월 스리런 홈런을 맞아 승부의 추가 클리블랜드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8회 파울러가 앤드류 밀러를 상대로 좌월 솔로 홈런을 쳤지만 이미 버스가 떠난 뒤였다. 안타 7개와 볼넷 2개에도 득점권에서 7타수 1안타에 그치며 2득점 빈타에 시달려야 했다.
컵스는 선발 존 래키가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2회 수비에서 3루수 조브리스트가 두 번의 실책을 범하며 역전을 허용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었다. 공수주에서 총체적 난국을 드러낸 컵스는 5차전에 존 레스터를 앞세워 기사회생을 노린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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