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수다②] 김유정 "나와 박보검 비글 담당..차분한 진영이 중재"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10.31 09: 05

 (Oh!쎈 수다①에 이어)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에는 젊음의 에너지가 있다. 93년생 박보검, 99년생 김유정, 91년생 진영, 97년생 곽동연 등 비교적 어린 나이의 주연배우들이 촬영현장에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정을 불러일으킨 것. 이 에너지는 언제나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작품을 만들 수 있게 했고, 전파를 타고 시청자들에게도 전달되면서 드라마 인기를 견인했다.
특히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로 단연 꼽히는 이는 홍라온 역의 배우 김유정이다. 그녀를 두고 ‘비글’이라는 별명을 붙여도 어색함이 없을 만큼 어여쁜 미모에서 나왔을까 싶을 만큼 우렁찬 목소리와 생글생글 웃는 미소는 보기만 해도 행복함을 준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김유정을 만나 ‘구르미 그린 달빛’ 촬영현장 분위기와 작품을 떠나보내는 심경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라온이보단 삼놈이에 가까운 그녀의 긍정적인 힘을 기자도 잔뜩 받고 돌아왔다. 마음만은 회춘한 기분이 이런 걸까.

다음은 김유정과 나눈 일문일답.
-촬영 현장 ‘비글’ 담당 분위기메이커는 누구였나.
▲다들 저라고 얘기해주시더라. 다 분위기메이커였던 것 같다. 보검 오빠는 ‘힘내요, 아싸!’이런 식이면, 진영 오빠는 약간 중재하는 듯한 게 있다. 딱 깔끔한 느낌이다. 동연이 ‘형’은 진지하게 연기하다가 갑자기 혀를 내밀고 ‘에’ 이런다. 되게 귀엽다. 그런 긍정적인 기운이 많았다. 모두가 합쳐지면서 밝은 모습이 느껴졌다. 저는 남장을 많이 해서 예쁘장한 수빈언니가 등장하면 촬영장이 환해지더라.
-평상시에도 곽동연에게 형이라고 부르나.
▲그렇다. 김형, 동연이형이라고 부른다. 사실 멀리서 오빠라고 하면 안 돌아보고 형이라고 하면 돌아본다. 저도 그게 더 편하다.
-박보검과의 연기호흡은 어땠나.
▲서로 많이 배운 것 같다. 그게 되게 좋더라. 오빠가 하는 걸 보고 저도 고민하고 느끼고 배웠고, 오빠도 제가 하는 연기나 이런 걸 보면서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힘든 상황 속에서 같이 힘이 됐던 것 같다. 특히 후반부에는 각자 A팀, B팀 나눠서 쭉 찍고 한 신에서 만나곤 했다. 그렇게 만나면 되게 반갑더라. 초반에는 매일 봤는데 나중에는 못 보니까 서운했다. 현장에서 가장 서로를 이해해주는 존재가 됐다. 힘들어할 때 손도 주물러주고 다독여줬다.
-인터뷰를 빌려 평소 쑥스러워서 못했던 말이 있다면?
▲저희는 ‘잘했어’, ‘다시 해야 할 것 같다’ 이런 말을 스스럼없이 했다. 다섯 명이서 다 그랬다. 보검 오빠에게도 정말 고마웠다고 좋은 사람이라고 좋은 배우라고 나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 만나서 연기할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터놓지 못하고 부끄러워서 얘기 못한 건 없었다. 되게 끈끈한 우정이 느껴지고 힘이 많이 됐다.
-애정신에서 쑥스럽지 않았나.
▲그런 것도 없었다.(웃음) 친한 오빠 동생 느낌이 강해서 오히려 스태프 분들이 사진 찍고 ‘오~’ 환호하셨다. 저희는 그저 같이 예쁘게 나오면 좋았다. ‘우리 너무 예쁘다. 잘 나왔다. 꼭 올리자’, ‘다른 드라마 커플들을 보면서 우리도 이렇게 찍어야 한다’고 그랬다. 티격태격하는 게 많아서 그거 찍을 때 재미를 느꼈다. 초반에 티격태격했던 게 짓궂게 장난치고 평상시로 이어졌다.
-B1A4와는 인연이 특별하다.
▲저도 신기했다. 바로 오빠 때까지만 해도 한 번만 더하면 진짜 B1A4와 인연이 있는 거다 생각했는데, 딱 진영오빠가 이걸 하게 된 거다. 되게 신기했다. 한 멤버씩 돌아가면서 해보는 건가, 싶기도 했다. 오빠들이랑 또 잘 맞고 편했던 것 같다. 진영 오빠랑도 처음 하는데 친오빠의 친구를 만난 느낌이었다. 산들, 바로 오빠도 친오빠처럼 지내서 그래서 더 편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오빠들이 굉장히 잘 챙겨주기도 했다.
-사실 연기경력으로 치자면 현장에서 중견급 아니었나. 그들이 도움을 청한 장면은 없었나.
▲현장에서 정신이 없어서 놓치고 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 얘기해줬다. 물론 오빠들이 저한테도 말해주는 경우도 많았다. 촬영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내 편이 돼주고 그런 게 힘이 많이 됐다. 진짜로 서로 잘나올 수 있게 신경써줬다. ‘상투가 올라갔다’, ‘눈곱이 꼈다’ 이런 이야기는 잘 안 해주지 않나. 그런 것도 막 해줬다. 그리고 후반부로 갈수록 어려웠을 때 김여진 선배님이 많이 잡아주셨다.
-드라마가 종영하고 허전하진 않나.
▲아직은 허전하진 않다. 인터뷰 일정이 있어서 그런지 마음이 허전하다고 할 수 있지만 몸은 허전하지 않은 상황이다. 아직 실감은 잘 안 난다. 드라마와 관계된 모든 게 다 끝나면 실감이 날 것 같다. 종방연하고 다음날부터 스케줄이 있어서 펑펑 울지 못했는데 세부 가기 전날 꺼이꺼이 울었다. 그리고 나니까 속이 좀 시원하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후폭풍이 심할 것 같은 느낌이다. 당장 허전한 게 아니라 앞으로 평생 가끔씩 외롭게 만들 것 같은 그런 드라마다. 앨범 같은 데 사진 모아놓는 것처럼 가끔 떠올릴 작품이다.
-언제 연기하길 참 잘했다 느끼는가.
▲제가 12살 때 찍었던 ‘구미호 : 여우누이뎐’이다. 그걸 찍으면서 배우기도 했고 혼자 스스로 연기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됐다. 그때부터 사실 저 혼자 고민도 많이 하고 온전히 제 생각으로만 성장했던 계기가 됐던 것 같다.
-10대의 마지막이 1년 조금 더 남았다, 동시에 20대가 얼마 안 남았고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보내고 싶나.
▲지금 멈췄으면 좋겠다. 20대가 안 됐으면 좋겠다. 18살이 좋은 것 같다. 되게 생각이 많아지고 고민이 많아질 것 같고 당장 스무 살이 된다고 해도 그걸 또 짊어질 수 있는 큰 그릇을 가질 순 없지 않나. 그런 게 많이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 besodam@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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