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3연패에 도전하는 전북 현대에 긍정 물결이 넘실거리고 있다.
전북은 지난 29일 오후 전남 순천 팔마운동장서 열린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원정 경기서 로페즈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전남을 5-0으로 대파했다. 승점 64를 기록한 전북은 1경기를 덜 치른 2위 서울(승점 61)과 격차를 벌리며 선두를 질주했다.
전남전 대승의 긍정신호는 크게 네 가지다. 떨어진 분위기를 되살리며 남은 2경기서 우승 발판을 마련했다. 레오나르도와 로페즈는 브라질리언 답지 않은 희생으로 무너진 공수 균형을 맞췄다. 이란전 충격패에 허덕이던 이재성과 김보경도 정상 컨디션을 되찾았다. 2경기 연속 무실점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청신호다.
▲ 대승의 의미
"그간 몇 경기서 부진한데다가 대표 선수들과 부상자가 겹치면서 분위기가 다운돼 있었다. 남은 3경기 중 가장 큰 고비였는데 승리를 향한 선수들의 집중력이 (대승의) 원동력이다."
최강희 전북 감독이 전남전 이후 남긴 말이다. 위기에 빠진 팀에 더없이 좋은 보약은 승리다. 대승은 말할 것도 없다. 전북은 올 시즌 맞은 가장 큰 위기서 의미 있는 대승을 거뒀다. 잠시 잃어버렸던 '닥치고 공격(닥공) DNA'도 되찾았다.
최 감독은 "3경기를 이기면 우승할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 스스로 훈련 때부터 의지를 보였다. 분위기만 되찾으면 전승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대승은 아주 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 레오와 로페즈의 희생
전남전 대승의 일등공신은 브라질 듀오 레오나르도와 로페즈다. 로페즈는 90분 내내 전남의 골문을 위협했다. 5개의 슈팅을 날려 3개를 골문 안으로 보냈다. 후반 7분 첫 골을 시작으로 22분, 47분 릴레이 골을 터뜨리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레오나르도는 전남에 또 다른 위협 요인이었다. 부상에서 돌아온 그는 후반 15분 그라운드를 밟았다. 존재감은 30분이면 충분했다. 자로 잰 듯한 크로스로 김신욱의 헤딩 골을 도운 것을 시작으로 로페즈의 막판 2골을 모두 어시스트했다. 30분간 3도움, 알토란 활약이었다.
무엇보다 헌신적인 수비가 눈부셨다. 둘 모두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도 적극 가담했다. 최 감독은 "브라질 공격수들은 어렸을 때부터 수비 가담을 안한다. 레오나르도와 로페즈는 변했다. 정말 열심히 수비를 해주고 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둘 모두 리그에서 꾸준하게 활약해준 덕분에 선두를 지키고 있다. 지금처럼 집중력을 발휘하면 리그와 ACL 모두 좋은 성적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 이재성과 김보경의 부활
전북의 최근 부진은 '두 엔진' 이재성과 김보경의 하락세와 맞물려 있었다. 최근 이란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원정 경기서 0-1 충격패를 당한 이후 부진에 빠져 있던 둘이었다.
이재성과 김보경의 컨디션은 지난 경기까지만 하더라도 정상이 아니었다. 최근 훈련장에서 옛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다. 전남전은 그 부활을 알리는 무대였다. 나란히 1도움씩 기록하며 대승에 일조했다.
최 감독은 "우리가 이란전 후유증을 앓았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이제 분위기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이재성과 김보경도 많이 좋아졌다"며 미소를 머금었다.
▲ 2경기 무실점
전북은 울산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클린시트(무실점)를 기록하며 제주전 3실점의 악몽을 완전히 지웠다. '젊은 피' 임종은과 김영찬이 제 몫을 했다. '베테랑' 조성환과 김형일을 비롯해 최규백 등이 징계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거둔 의미 있는 무실점 행진이다.
최 감독도 "긍정적이다. 젊은 김영찬과 임종은이 별 다른 위험 장면 없이 2경기 무실점한 점을 칭찬해주고 싶다. 어려울 때 의외의 선수들이 잘해줘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열에서 이탈해 있던 선수들도 속속 복귀한다. 5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던 조성환은 전남전을 끝으로 그라운드로 돌아온다. 최규백은 이날 후반 43분 복귀전을 치렀다. 김형일도 이번 달이 지나면 출전 가능하다.
전북이 위기를 딛고 다시 본 궤도에 올라섰다./dolyng@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