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이겼더라면 1승 이상의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운이 따르지 않았다. 놓친 것이 아쉽지만, 빨리 잊고 다음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어차피 1패다.
NC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두산에 연장 접전 끝에 0-1로 석패, 시리즈를 힘들게 출발했다. 그러나 '천적' 니퍼트 이기기 쉽지 않은 경기였다.
1차전 기대 이상의 투수전으로 흘러갔다. 스튜어트가 니퍼트와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았다. 경기 전 김경문 감독은 "스튜어트가 5회까지 경기를 만들어주고 최대한 길게 던지면 좋겠다"는 바람대로 스튜어트는 6회까지 0-0 균형을 이어갔다.
7회 이후 승부를 준비했다. 김 감독은 "(7전4선승제이지만) 야수 엔트리를 줄이지 않은 것은 대타, 대주자, 대수비 등 모두 해줘야 할 선수들이다. 7회 이후 승부에서 필요한 선수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불펜 싸움에서 다소 우위가 있어 경기 막판에는 자신이 있었다.
연장 10회 무사 1루에서 대주자 김종호를 투입해 2루 도루를 성공시키며 효과를 보는 듯 했다. 하지만 1사 3루에서 타구가 전진 수비를 펼친 상대 내야진을 뚫지 못했다. 두산 3루수 허경민의 수비가 워낙 좋았다.
원종현-이민호-임창민으로 이어진 불펜진도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연장 11회 김재호의 평범한 뜬공이 조명탑 불빛에 들어가면서 중견수 김성욱이 잡지 못했다. 누구를 탓할 수 없는, 하늘을 원망해야 하는 순간이었다. NC에 운이 없었다.
경기 전 김경문 감독은 "상대 투수가 강하지만 결국 타자들이 쳐야 이긴다. 이번에는 니퍼트 공을 때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지만 이날 3안타 빈공에 시달렸다.
1차전 '나테이박'에게 찬스가 걸린 것은 두 차례. 7회 2사 1,3루에서 이호준(우익수 뜬공), 연장 11회 1사 1,2루에서 나성범(유격수 병살타). 기회가 적었지만 한 방이 터지지 않았다.
결국 중심타선인 '나테이박'이 쳐야 이길 수 있다. 나성범이 1안타, 박석민이 2볼넷을 골랐을 뿐 '나테이박'은 합작 14타수 1안타에 그쳤다. 적시타 하나가 터졌더라면 경기 양상은 달랐을 수 있다. 김 감독은 "단기전 큰 경기에서는 찬스가 많지 않다. 찬스를 어떻게 살리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NC는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그 찬스에서 한 방이 터지면서 승리했다. 1차전 이호준의 동점타, 2차전 박석민의 결승 홈런, 4차전 테임즈-박석민의 홈런포. 나테이박이 침묵하면 이길 수가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2차전 다시 '나테이박'의 방망이가 키포인트다. 한 명이 터진다면 막혔던 물꼬는 터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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