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햄이 2016시즌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니혼햄은 29일 열린 히로시마와의 일본시리즈 6차전에서 8회 6득점하며 10-4로 승리, 2연패 후 4연승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니혼햄의 오타니 쇼헤이(22)는 이날 경기에 출장하지 않았지만, '가짜 대타'로 결승점을 압박했다.
7차전 선발로 내정된 오타니는 이날 벤치 대기였다. 4-4 동점인 8회초 2사 만루, 나카타 쇼가 타석에 들어선 후 오타니는 방망이를 들고 대기타석(투수 앤서니 바스 타석)에 나타났다. 그러자 모든 눈길은 나카타가 아닌 오타니에게로 쏠렸다.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이날 TBS 해설위원으로 나선 노무라 가쓰야 전 감독은 "오타니의 대타 준비는 상대 배터리를 흔들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런 수는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해설했다. 마키하라 히로미 해설위원도 "투수는 다음 타자까지 신경이 쓰인다. 매우 부담이 됐을 거라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히로시마의 셋업맨 제이 잭슨이 나카타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 밀어내기 점수를 내줬다. 결승점이 됐다. 마이니치 신문은 "나카타의 볼넷 후 오타니는 대타로 나서지 않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벤치로 다시 돌아갔다"고 전했다. 니혼햄의 상대 투수 흔들기 작전이 성공했다.
이후 투수 바스가 그대로 타석에 들어가 예상 외의 1타점 적시타를 때렸고, 레어드가 잭슨 상대로 만루 홈런을 터뜨려 쐐기를 박았다. 일본시리즈 6경기 내내 등판한 잭슨이 지친 탓도 있었다. 히로시마 감독은 "잭슨의 교체 타이밍을 놓쳤다"고 아쉬워했다.
오타니는 경기 후 "오늘은 대타로 대기하고 있었다. 불펜으로 등판은 전혀 계획이 없었다"며 "8회 대기타석은 코칭스태프가 '아마 바꾸지 않을 것인데 압박 의미로 들어가라'고 했다. 이후 바스가 계속 잘 던졌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경기까지 이기고 한 시즌을 끝내는 것은 좀처럼 경험할 수 없다. 그것을 이뤄내 너무 좋다"고 프로 첫 우승 기쁨을 누렸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