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2 현미경 프리뷰] 푹 쉰 장원준-짧게 쉰 해커, 극과 극 대결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10.30 06: 01

두산 베어스가 1차전을 가져갔다. NC 다이노스도 재크 스튜어트가 위기들을 슬기롭게 넘기며 잘 버텼지만 결국 더 많이 출루한 팀이 결승점을 뽑았다. 2차전은 시리즈 전체로 봐도 중요한 갈림길. 두산이 이기면 한국시리즈 우승의 팔부능선을 넘고, NC가 반격하면 앞으로의 흐름도 예측불허다. 하루 차이지만 1차전과는 180도 다른 양상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
▲ 극과 극, 푹 쉰 장원준과 피로한 해커
두산 선발은 좌완 장원준이다. 정규시즌 15승 6패, 평균자책점 3.32로 ‘판타스틱 4’의 한 축이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NC를 상대로 2차전, 5차전에 등판해 13이닝 4실점 호투했고, 시리즈 전체 희비를 가른 5차전 승리투수가 됐던 좋은 기억도 가지고 있다.

기대하는 점은 휴식효과다. 1차전 더스틴 니퍼트의 8이닝 2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과정에서도 볼 수 있듯 잘 쉬면 투수가 던지는 공이 달라진다. 장원준은 9월 22일 잠실 kt wiz전 이후 37일이나 쉬었다. 날씨가 좋지 않아 일본 미야자키에서 실전 등판 기회를 얻지 못해 감각 면에서 우려가 없지 않지만 워낙 경험이 풍부해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다.
반면 NC 선발 에릭 해커는 험난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LG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7이닝을 책임진 그는 97구를 던진 뒤 3일만 쉬고 4차전에 다시 등판해 또 7이닝 동안 105구 피칭을 했다. 그리고 4일 휴식 후 한국시리즈 2차전에 나온다. 거듭된 짧은 휴식 후 등판이 언젠가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물론 피로감을 감안하더라도 NC 선발 중 가장 믿을만한 투수가 해커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 중심타선의 침묵, 누가 먼저 깨고 나올까?
양 팀이 자랑하는 중심타선은 1차전에서 터지지 않았다. 양 팀 선발이 호투한 탓이 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심타선은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NC의 ‘나테박이’는 나성범이 유일한 안타를 쳐내고 박석민이 볼넷 2개를 얻었지만 14타수 1안타로 활발한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니퍼트-이용찬-이현승이 이어 던진 두산 마운드를 상대로 타선 전체가 3안타로 완전히 눌렸다.
두산도 3~6번에 포진한 오재일, 김재환, 양의지, 민병헌이 18타수 2안타로 좋지 못했다. 다만 오재일이 11회말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쳤을 때 보여준 타구의 질은 좋았다. 김태형 감독은 “오재일은 내일도 3번으로 간다. 끝내기 말고도 잘 친 타구가 있었다. 정면 타구도 나왔다, 내일은 부담 없이 더 잘 칠 것이다”라며 계속 기대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전체적으로 조용했던 NC에 비해 두산은 타선 전체로 보면 11안타로 나쁘지만은 않았다. 특히 8번 허경민이 5타수 3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다. 김 감독도 “후속타가 안 나왔는데, 전체적으로 배팅 감각은 좋다. 앞으로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로 2차전에서는 더 나아질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 불펜 우세도 장담할 수 없게 된 NC
당초 불펜은 NC의 우세라는 평이 많았다. 3일 쉰 NC 불펜은 원종현, 이민호, 임창민 등 핵심 선수들의 힘에서 두산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자주 등판하며 체력이 소진됐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고, 두산 불펜은 우려했던 것에 비해 훨씬 탄탄했다. 이 또한 휴식효과다.
NC는 1차전에 원종현(1⅔이닝 33구), 이민호(2⅓이닝 28구), 임창민(⅔이닝 18구)이 모두 등판하고도 패하며 부담이 생겼다. 휴식일이 짧은 해커가 장원준에 비해 이른 시점에 마운드를 내려온다면 불펜 가동도 빨라야하므로 불펜의 체력적인 부담 더욱 누적된다. 원종현은 정규시즌 개막 후 2개월이 흐르고 등판하기 시작했음에도 포스트시즌 4경기 포함 58경기에서 76⅓이닝을 홀로 책임졌다.
두산은 이용찬(2⅓이닝 39구)이 많이 던지기는 했지만 이현승은 공 4개로 병살을 유도해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 피로하지 않다. 정규시즌 1위 효과를 톡톡히 봤다. 시리즈를 앞둔 미디어데이에서 유희관은 “투수들의 공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고, 포수 양의지 역시 1차전 직전에 “투수들 다 컨디션이 좋다. (이)현승이 형도 좋았을 때의 공을 던진다. 분명 쉬고 나가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라며 이현승의 호투를 예상한 바 있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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