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찬-이현승 더블 스토퍼 호투로 불안 씻어
NC 불펜 3인방 끌어내고 승리한 것도 큰 수확
1차전 승리가 두산 베어스에 가져다준 영향은 단순한 1승 이상이다. NC 다이노스로서는 치명타가 될 수도 있는 패배였다.
두산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 NC와의 경기에서 연장 11회말 오재일의 끝내기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0 승리를 거뒀다. 양 팀 모두 온 힘을 집중한 경기에서 귀중한 승리를 따낸 두산은 한국시리즈 2연패의 발판을 놓았다.
11안타 1득점이라는 기록에서 볼 수 있듯 공격에서 과정이 좋지는 않았지만 타격감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는 것 역시 확인했다. 특히 하위타선에 있던 허경민과 김재호가 각각 5타수 3안타, 4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6차례 출루를 합작했다. 2번 오재원도 4타수 2안타 2볼넷으로 네 번이나 출루했다. 중심타선만 살아나면 폭발력 극대화가 이뤄진다.
더 좋았던 점은 투수력이었다. 오래 쉬고 나온 더스틴 니퍼트가 8이닝 2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NC의 강타선을 압도했다. 2차전 선발인 장원준에게도 이같은 휴식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NC 선발인 에릭 해커는 플레이오프 1차전 후 3일만 쉬고 4차전에 나왔고, 이번에도 4일밖에 쉬지 못한 채 등판하게 되어 피로가 누적된 상황이다.
무엇보다 1차전 승리의 가장 큰 수확은 불펜 싸움에서도 지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점이다. 니퍼트가 피칭을 마친 뒤 9회초부터 가동된 두산 불펜은 이용찬이 2⅓이닝 1피안타 3볼넷 1탈삼진 무실점했고, 이현승이 공 4개로 병살타를 유도해 아웃카운트 2개를 잡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김태형 감독이 내놓은 더블 스토퍼가 1차전에서 성공의 밑그림을 그렸다. 불펜이 불안요소로 지적되기도 했지만 실전에서 경쟁력을 확인했다.
초반부터 앞서나가며 쉽게 이겼다면 NC의 필승조를 만나지 않았겠으나 연장 11회까지 흐른 뒤에 끝내기로 승리한 것이 돌아보면 오히려 이득이었다. NC가 자랑하는 불펜 3인방을 모두 끌어내 이들의 힘까지 소진시키며 1승을 따냈기 때문이다.
원종현은 1⅔이닝 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하는 동안 33구를 던졌고, 1피안타 1볼넷 무실점한 이민호도 2⅓이닝이나 소화하며 28개의 공을 던졌다. 투구 수는 원종현보다 적었지만 세 이닝에 걸쳐 올라왔다. 끝내기를 허용한 마무리 임창민은 ⅔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는데, 투구 수(18개)와 이닝 모두 셋 중 부담이 가장 적었지만 패전투수가 되면서 정신적인 데미지는 가장 크게 입었다.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두산이 NC에 유일하게 뒤지는 부분이 불펜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1차전을 통해 두산은 2차전 불펜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부수입으로 챙겼다. 기본적으로 ‘판타스틱 4’가 버티는 선발진 싸움에서 앞서기 때문에 불펜이 해줘야 할 몫 자체가 NC보다 작기도 한 두산은 정규시즌 우승을 통한 휴식 효과를 몸소 경험하며 힘 대결에서도 뒤지지 않았다.
불펜이 안고 있는 부담도 두산이 훨씬 가볍다.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온 NC 불펜은 적어도 두산보다는 피로하고, 1차전에서도 더 많은 이닝을 감당해야 했다. 2차전 역시 NC 불펜이 떠안아야 할 이닝이 더욱 길 것으로 보인다. 장원준은 9월 22일 잠실 kt wiz전 이후 쉬었다. 그러나 에릭 해커는 플레이오프 1차전 뒤 3일 쉬고 투입됐고, 또 4일만 쉬고 다시 등판하게 됐다. NC의 불펜 가동 시점이 더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부담도 따를 것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