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나만 왕따"..'갑순이' 장용, 우리네 아버지의 아픔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6.10.30 06: 49

우리네 아버지의 아픔을 토해낸 '우리 갑순이' 장용이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지난 29일 오후 방송된 SBS 드라마 '우리 갑순이'(극본 문영남 연출 부성철)에서는 집을 나가는 신중년(장용 분)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무엇보다 중년의 가출과 관련, 퇴직 이후 중년 남성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그려지면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이날 방송에서 중년은 자신이 오랜 기간 모아온 고물들을 내다버린 인내심(고두심 분)에게 분노, 집을 나가고 말았다. 가출 이후 가족들의 연락을 일절 받지 않은 그였다.
그가 있던 곳은 속초의 한 항구였다. 항구에서 일을 하고 있는 중년을 그의 아들 신세계(이완 분)가 발견한 것. 중년은 아들의 설득에도 불구, 고집을 꺾지 않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거부했다.
그렇게 아들과 함께 항구 생활을 이어가던 중년은 아들과 술 한 잔을 기울이며 자신의 속내를 꺼내보였다. 그는 "네 엄마 말이 다 맞다. 노후를 준비해놨어야 했는데"라면서 입을 열었다.
그는 "월급을 가져다 줄때는 당당했고 네 엄마도 아무 말 못하고 있었는데 퇴직한 이후로 집에 들어가기가 무섭더라. 밥 그릇을 딱딱 놓을 때마다 얼마나 무서운지. 안방 들어가기도 눈치 보이더라. TV 본다는 핑계로 소파에서 자곤 했다"며 주눅 들은 모습을 보였다.
이어 "한강에 가기도 했다. 너희들 생각이 나서 죽지 못했다"면서 "나를 살린 게 고물이었다. 고물을 주울 때만큼은 시간이 정말 빨리 가더라. 고물이 모인 방을 보면 내 공간이 생긴 것 같았고 나만의 것이 생긴 것 같았다. 나는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고 싶었나보다"고 고백했다.
'우리 갑순이'에서 신중년은 퇴직 이후 방황하는 중년 남성의 모습을 제대로 그려내고 있다. 우리네 아버지들의 현실적인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자식들 키워봤자 소용없더라. 다 엄마 편이더라. 나만 왕따다"라고 털어놓은 중년의 속마음 역시 우리네 아버지들이 마음 속에 품고 있는 고민들. 이런 고민들이 보는 이들의 공감을 제대로 이끌어내며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 trio88@osen.co.kr
[사진] '우리 갑순이'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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