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판을 잡아라.'
종목을 막론하고 다전제 승부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가 바로 첫 번째 판이다. 단순하게 기선 제압의 의미도 담고 있지만 뒤로 풀어나갈 전략과 전술의 숫자가 많기 때문이다. 이번 롤드컵 결승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 LCK 감독들도 꼽은 결승 최대의 승부처는 1세트. KT 이지훈 감독을 제외하고 대다수의 감독들이 SK텔레콤의 승리를 예상하면서 삼성의 승리 가능성에 대해서는 1세트 승리를 필수 요건으로 언급했다. 양 팀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30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리는 '2016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SK텔레콤과 삼성의 결승전에 대해 양 팀의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승부의 분수령으로 모두 1세트를 꼽았다.
롤드컵 2회 우승과 MSI 우승, 롤챔스 5회 우승 등 풍부한 다전제 경험을 가지고 있는 SK텔레콤은 이번 대회서 전무후무한 롤드컵 3회 우승에 도전한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멘탈관리가 강점이지만 다전제 승부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1세트에 대한 중요성을 잊지 않았다.
김정균 SK텔레콤 코치는 "승패 예측을 안 믿는 편이다. 삼성도 결승에 올라왔기 때문에 방심하지 않는다. 지난 2013년 우승했던 스테이스플스 센터에서 두 번째 결승을 하러왔다. 다시 보는 경기장이라 기분 좋다. 절대 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왔다"면서 "첫 째판을 이기면 3-0으로 이길 것"이라고 1세트 승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소위 '언더독의 반란'으로 이번 대회 파란의 주인공으로 거듭난 삼성도 드라마의 마침표를 멋지게 찍겠다는 각오다. 최우범 삼성 감독은 "지금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건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SK텔레콤과 경기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영광이다. 우리가 마음이 편한 입장이지만 1세트를 이긴다면 할 만 하다고 생각한다"면서 1세트에 온 힘을 쏟아붓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이 이번 대회서 조별예선부터 4강까지 전체 12세트 중 11승 1패로 91.6%의 승률를 올리고 있다. 특히 최근 10세트 연속 무패를 달리고 있어 1세트를 승리할 경우 V2 달성 가능성이 올라가게 된다. '코어장전' 조용인은 미디어데이서 "2달 전만 해도 내가 롤드컵 결승전에 와 있을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스스로 굉장한 드라마라고 생각하며, 이 드라마를 해피엔딩으로 끝내기 위해 결승전을 3-0으로 이기고 싶다"며 1세트를 이기면 3-0으로 끝낼 자신이 있다는 뜻을 밝혔다.
경험만 두고 봤을 때는 SK텔레콤쪽으로 무게감이 실리지만 연전연승을 거듭하면서 결승까지 치고 오른 삼성의 분위기는 최상이다. 관록과 패기의 맞대결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번 롤드컵 결승서 우승하기 위한 최상의 시나리오는 바로 1세트 기선제압이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