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선 후계자 없네’ 삼성생명, 깊어지는 고민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10.30 06: 43

은퇴한 이미선(37)의 공백이 너무나 크다. 삼성생명의 고민거리다. 
용인 삼성생명은 29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 개막전에서 아산 우리은행에게 62-70으로 패했다. 삼성생명은 3쿼터까지 맹추격을 펼쳤지만, 4쿼터 승부처를 넘기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한국농구의 대표 포인트가드 이미선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개막전 삼성생명은 이미선의 은퇴를 기념하며 성대한 영구결번식을 열었다. 말끔한 정장을 차려입은 이미선은 “그 동안 좋아하는 농구를 할 수 있어 행복했다”면서 눈물을 보였다. 1997년 데뷔한 이미선은 무려 19년 동안 삼성생명의 대표가드로 활약했다. 문제는 대를 이어 활약한 야전사령관이 없다는 것. 

임근배 감독은 강례리를 주전가드로 기용했다. 패기는 좋았지만, 가드로서 가장 중요한 시야나 패스가 좋지 않았다. 삼성생명은 가드가 공을 잡고 넘어오면 포워드들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었다. 가드의 역할이 크지 않았다. 이날 강계리와 박소영은 도합 어시스트를 단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삼성생명은 4쿼터 고비처에서 흔들렸다. 팀의 공수를 지휘할 리더가 없었다. 배혜윤(19점, 4리바운드), 고아라(14점, 5리바운드) 등이 분전했음에도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이미선의 빈자리가 너무나 컸다. 
우리은행도 주전가드를 보던 이승아가 이탈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다만 우리은행은 국가대표로 성장한 이은혜가 있다. 박혜진(15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과 임영희(12점, 4어시스트)도 상황에 맞게 가드역할을 충분히 수행했다. 삼성생명과 가장 다른 점이었다. 
경기 후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도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는 “유승희와 박하나가 두 달 정도 빠졌다. 박태은 등 나머지 선수들이 상황 봐서 들어갈 수 있다. 포지션에 상관없이 고아라를 1번으로 넣고, 김한별, 최희진을 2,3번으로 쓰는 장신라인업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드중심의 정통농구를 펼치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신장에 이점이 있는 라인업으로 승부를 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영리한 움직임으로 스틸을 해내고 ‘꿀패스’를 입맛에 맞게 뿌려줬던 이미선은 더 이상 없다. 삼성생명 역시 기존의 농구에서 큰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용인=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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