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희(32)와 이승아(24)가 없어도 모니크 커리(33)와 존쿠엘 존스(22)가 있다.
우리은행이 올 시즌에도 최강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아산 우리은행은 29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 개막전에서 홈팀 용인 삼성생명을 70-62로 제압했다. 우리은행은 통합 5연패를 목표로 힘차게 출항했다.
경기를 앞둔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걱정이 많았다. 주전가드 이승아가 부상과 휴식을 이유로 팀을 떠난 상태였기 때문. 국가대표센터 양지희 역시 허리부상으로 1라운드를 뛸 수 없는 상태다. 임영희, 박혜진, 이은혜 등이 건재하지만 차포를 떼고 경기하는 셈이나 마찬가지. 제아무리 우리은행이라도 전력에 타격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었다.
위성우 감독은 “이승아가 휴식을 원했다. 양지희는 허리가 아프다. 1라운드 결장도 각오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외국선수 두 명이 모두 강하다. 쉽지 않은 상대”라며 근심이 많았다.
우리은행의 전력은 확실히 통합 4연패를 달성할 때보다는 떨어졌다. 하지만 다크호스로 불리는 삼성생명이 우리은행을 꺾기는 역부족이었다. 1쿼터만 해도 점수 차는 3점에 불과했다. 모니크 커리가 해결사로 나선 2쿼터부터 승부의 추가 우리은행으로 기울었다.
커리는 2쿼터에만 13점을 몰아치며 에이스 역할을 다했다. 커리는 힘 있는 돌파와 확률 높은 점프슛으로 림을 공략했다. 임영희까지 2쿼터 11점을 폭발시켰다. 한 명을 막자니 다른 쪽이 터졌다. ‘쌍포’가 동시에 터지니 삼성생명으로서는 방법이 없었다.
장신외국선수 토마스의 수비가 필요할 때는 존쿠엘 존스가 나섰다. 존스는 22점, 1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토마스를 압도했다. 커리는 13점을 도왔다. 우리은행은 외국선수 농사까지 잘 지었다는 평가다.
커리는 여자프로농구의 대표적 장수외국선수다. 실력은 좋지만 독불장군이라 다루기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었다. 그랬던 커리도 우리은행의 문화에 적응했다. 커리는 위성우 감독은 ‘크레이지 가이’라고 불렀다고. 위 감독은 “그래 난 미친 사람이다. 그러니 요령피우지 말고 운동 잘해라”면서 껄껄 웃었다고.
우리은행 합류로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커리는 “우리은행에 와보니 왜 이 팀이 챔피언인지 알 것 같다. 힘든 훈련을 이겨내면서 선수들이 더 단단해지는 것 같다. 동료들의 기량도 좋다”고 만족했다.
뛰어난 선수들이 많은 우리은행이다. 커리는 전처럼 혼자서 모든 것을 책임질 필요가 없다. 수비수들도 분산되며 커리의 활동폭도 더 늘어난 모양새다. 존스의 가세로 양지희의 공백도 지웠다. 커리와 존스는 우리은행의 새로운 무기로 적응을 마쳤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용인=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