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의 위기 탈출 방법은 트레이드 마크인 '닥치고 공격(닥공)'이었다.
전북은 29일 오후 전남 순천 팔마운동장서 열린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원정 경기서 로페즈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전남을 5-0으로 대파했다.
승점 64를 기록한 전북은 1경기를 덜 치른 2위 서울(승점 61)과 격차를 벌리며 선두를 달렸다. 전남은 승점 46, 5위에 머무르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쉽지 않게 됐다.
전북엔 중대한 한 판이었다. 승점 3이 절실했다. 승점 10 넘게 앞서며 선두를 질주하던 전북은 최근 징계와 서울의 선전으로 승점 동률을 허용했다. 3연패가 눈앞으로 다가왔던 전북은 불과 3경기를 남겨두고 대위기를 맞은 셈이었다.
게다 최근 흐름도 좋지 않았다. 전북은 지난 15일 안방에서 제주에 2-3으로 패하며 33경기 무패행진이 깨진 뒤 22일 울산전서 0-0으로 비기며 2경기 연속 원하던 승점 3을 얻지 못했다.
전남과 호남더비는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이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경기 전 "승점 3이 필요하다. 수비 라인을 많이 끌어 올려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하겠다"면서 "장신 공격수들을 선발 명단에서 뺐다. 기동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라고 닥공을 천명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전반 44분까지는 답답한 흐름이었다. 전남에 주도권을 내주고 몇 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 전북의 닥공 DNA가 되살아났다.
고무열이 시작이었다. 전반 45분 박스 안에서 최효진의 가랑이 사이로 슈팅을 시도해 귀중한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 7분엔 로페즈가 역습 찬스서 수비수를 제치고 추가골을 뽑아냈다.
전북은 거칠 것이 없었다. 후반 15분 나란히 교체로 들어온 김신욱과 레오나르도가 해결사와 도우미 역을 자처했다. 김신욱은 후반 20분 레오나르도의 크로스를 헤딩 골로 마무리했다. 로페즈는 후반 22분과 추가시간 2골을 추가하며 해트트릭을 완성, 대승을 자축했다.
잠시 잃어버렸던 전북의 닥공 DNA가 위기의 순간 본능처럼 꿈틀댔다./dolyng@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