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경력을 주목받고 있는 트레이 힐만 SK 신임감독이 육성 시스템 정착과 팀의 좋은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성공적인 감독으로 기억되고 싶다”라는 출사표와 함께 임기를 시작한다.
SK와 2년 160만 달러에 계약을 맺은 힐만 감독은 28일 입국해 바쁜 일정을 보냈다. 28일에는 구단주, 사장 등 구단 수뇌부와 회동을 갖고 의견을 폭넓게 공유했다. 이어 29일에는 선수들이 마무리 훈련을 진행 중인 인천SK행복드림구장을 찾아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과 상견례를 가졌다. 당초 구단은 10분 정도면 끝날 것이라 예상했지만 힐만 감독이 선수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하는 바람에 40분을 훌쩍 넘겼다.
힐만 감독은 상견례 후 취재진과 만나 “SK 감독이 돼 매우 영광이다. 한국에서 와서 좋은 시작을 한 부분도 감사하다”라면서 “선수들과 특별한 대화를 나눴다기보다는 각각 만나 내가 이 자리에 있고 선수들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어떤 선수들은 긴장도 하고 부끄러움도 보였지만 각 선수들이 눈을 맞추며 나를 알려고 하는 자세가 아주 좋았다”고 흡족함을 드러냈다.
이어 힐만 감독은 “자신에게 많은 기대를 가지고 경기에 나서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다. 자신을 높일수록 팀이 승리할 가능성은 높아진다”라면서 “야구를 즐기면서 해야 최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직업이기는 하지만 경기장에서 즐길 수 없으면 역효과만 난다”라고 자신의 지론을 설명했다.
“8~9일 동안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시간이 정신없이 흘러갔다. 그러나 사장, 단장, 프런트 관계자들과 환상적인 시간을 보냈다”라고 떠올린 힐만 감독은 “나는 경쟁을 좋아한다. 그간 좋은 팀에서 우승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축복이었다. 항상 긍정적으로 즐기면서 큰 경험을 했다. 한국 야구에 도전하는 것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힐만 감독은 “디테일 적인 측면을 중시한다. 경기 모든 분야의 기초에 중점을 둘 것이다. 야구는 기초부터 닦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SK에 유능한 코치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신뢰를 하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원활한 관계를 만들 것이다”라면서 “신중하게 소통하겠다. 한 팀의 감독으로서 내가 보여줘야 할 부분도 있다. 프런트와 매니지먼트 측면에서 상호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힐만 감독은 “공통된 점도 있고, 다른 면도 있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느낀 것이 많다. 새로운 환경, 문화 사람에 대해 존중해야 한다”라면서 “양키스, 캔자스시티, 휴스턴에 있었지만 기초적인 부분을 어떻게 소화하고 거쳐나가는지가 관건이다. 공통적인 것은 마이너리그에서 기초를 얼마나 잘 닦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더라. 팀이 우승하기 위해서 기초를 탄탄히 육성하겠다”라며 시스템 정착에 대한 큰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힐만 감독은 “외국인 감독에 대해 환영하지 않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팬들의 생각도 저마다 다를 것이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자연스럽게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팬들과 종목에 대해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일본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경기장에서의 성공이 아닌, 우승 후 퍼레이드 때 팬들의 즐거움과 고마움이었다”라고 떠올린 힐만 감독은 “존경받고 성공적인 감독으로 기억되고 싶다. 팬들을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힐만 감독은 29일 출국 전 강화SK퓨처스파크도 방문해 2군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11월 11일에는 인천 송도에서 이취임식도 예정되어 있다. “갈비를 아주 많이 좋아한다. 무채도 두 그릇이나 먹었다”고 새 환경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힐만 감독이 큰 기대와 함께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