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의 일격, 소위 말하는 '뜬금포'로 상대의 기를 꺾는 선수는 누가 될 수 있을까. NC 김성욱과 두산 박건우는 상대가 방심해서는 안 될, 그리고 아군에겐 은근한 기대를 품을 수 있는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큰 경기에서는 소위 '미친 선수'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해줘야 할 선수들이 잘해줘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여기에 의외의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더해질 경우, 가을야구에서의 승산은 더욱 높아진다.
플레이오프를 거친 NC가 4차전 완벽하게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박석민의 결승포에 이어 나온 김성욱의 투런포였다.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홈런이었기에 더욱 극적이었다.
2-1이던 7회말 LG 데이비드 허프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담장을 넘겨버려 사실상 승부를 기울게 했다. 나성범은 "(김)성욱이의 홈런 나왔을 때 승리를 직감했다"고 말하며 사실상 4차전의 분수령 역할을 했다. 이렇 듯 의외의 일격이 갖고 있는 파급력은 어마어마하다.
한국시리즈에서 만날 NC와 두산의 경우도 기존 장타자들 외에 '숨어있는' 장타자들이 도사리고 있다. NC 김성욱과 두산 박건우가 대표적인 예다.
김성욱은 올해 15개의 홈런으로 장타 포텐을 유감없이 터뜨렸다. 체구에 비해 손목 힘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빠른공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NC에서 박석민, 나성범, 이호준, 테임즈 외에 한 방을 날릴 수 있는 선수다. 하위 타선에서 중심 타선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자원이다.
NC에 김성욱이 있다면 두산에는 박건우가 있다. 박건우는 올해 김현수(볼티모어)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운 선수. 박건우는 올해 20개의 홈런포를 때려냈다. 김재환, 오재일, 양의지, 에반스 등 장타력을 갖춘 선수들 틈바구니에서 야금야금 홈런을 쏘아올렸다. 박건우는 리드오프로 나설 것이 유력한데, 리드오프임에도 불구, 언제든지 한 방을 날릴 수 있는 장타력을 장착하고 있다.
하지만 김성욱과 박건우에 대한 견제가 그리 심하지는 않을 것이다. 각 팀에 이미 장타자들이 즐비한 상황이다. 결국 이들이 상대가 방심하는 틈을 타, 한 방을 날려버릴 경우 중심 타선의 장타자들이 때린 홈런보다 더 큰 충격을 상대에 가할 수 있다. 김성욱은 이미 의외의 일격을 한 번 경험해 본 선수다.
NC는 김성욱 외에도 권희동, 조영훈, 모창민 등 대타 자원들의 장타가 기대치 않은 곳에서 폭발할 수 있고, 두산도 박건우를 비롯해 민병헌, 허경민 등이 일격을 가할 준비를 하고 있다.
누가 어떤 활약을 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없는 것이 가을야구다. 의외의 일격이 갖는 파급효과가 무서운 이유도 이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 터질 지가 모르기 때문.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의외의 일격을 가하는 팀이 경기 흐름을 좌우할 가능성은 높고, 시리즈의 승패도 방향성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jhrae@osen.co.kr
[사진] NC 김성욱-두산 박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