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현장②] 신승훈은 여전히 '아이돌'이다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6.10.29 10: 06

데뷔 26년, 발라드의 황제 자리를 지켜온 신승훈은 변함없이 '소녀' 군단을 이끄는 '아이돌(Idol)'이었다. 음악으로 꽉 채운 콘서트를 아이돌 공연 못지않은 함성소리로 물들일 수 있는, 여전히 소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아이돌.
신승훈은 지난 14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소극장 콘서트 '라이브 액츄얼리(Live Actually)'를 진행 중이다. 매회 700석을 꽉 채우는 관객들은 신승훈이 데뷔 26년 만에 처음으로 개최한 소극장 콘서트에서 그의 매력을 한껏 느끼고 있는 모습이다.
그동안 팬들이 바라왔던 소극장 콘서트를 드디어 열게 된 신승훈도 가까이서 하는 '소통'에 의미를 두며 하루하루 팬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을 즐거워하고 있다는 요즘. 역시 가수는 무대에서 빛났다. 신승훈은 여전히 애틋하면서도 유머러스했고, 또 능숙했고 여유로웠으며 열정적이었다. 이런 발라드 황제의 모습에 공연장이 순식간에 열광의 도가니가 되는 것은 당연했다.

신승훈의 공연은 음악 팬들 사이에서 꼭 보고 싶은 콘서트로 꼽힌다. 발라드를 좋아하는 팬들도, 혹 발라드에 흥미가 없는 팬들도 신승훈의 콘서트만큼은 큰 만족감을 표현했다. 발라드만이 아닌 신승훈이 아우른 전 장르의 음악을 감상하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 발라드의 황제이자 공연의 달인.
소극장 공연의 특성상 무대와 무척 가까워진 관객석은 그래서 더 즐겁다. 신승훈과 가까이에서 눈을 맞추고 음악에 집중하며 소통할 수 있기 때문. 그래서 그런지 지난 28일 신승훈의 공연은 추위를 잊게 만들 정도로 단번에 열기가 달아올랐다. 26년 한결같이 신승훈과 그의 음악에 취한 팬들은 치열한 예매 전쟁을 치르면서 콘서트에 온 만큼, 뜨겁고 열렬하게 무대에 환호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더 좋았던 점은 신승훈과 관객들 사이의 안정감, 눈빛으로도 대화하는 것 같다는 오글거리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서로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16년 전 했던 첫 번째 야외 콘서트 이야기에 객석이 흔들리고, '엄마야'에 맞춰 알려주지 않아도 다 같이 율동을 시작하는 모습은 신승훈과 관객들 사이의 역사를 되돌아보게 해준다.
그래서 신승훈도 더 편하게 관객들에게 농담을 던지고, 감정을 아낌없이 쏟아 부어 애정을 표현하는 모습이었다. 워낙 재치 있는 입담을 자랑하는 그인데, 관객들과 가까워진 만큼 더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갔다. 아우라 넘치는 목소리로 노래는 감미롭게, 입담은 센스 있게 빛을 발했다. 그에 따른 팬들의 호응도 역시 최고.
흔히 발라드 가수 콘서트에서 가수들이 물을 마실 때 환호를 보내주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신승훈의 공연에서는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관객들이 열광했다. 신승훈 콘서트의 관객들은 분명 아이돌 공연장의 10대 팬들보다는 연령이 높은데, 콘서트가 펼쳐지는 동안에는 분명 소녀들의 모습이었다. 야무지게 야광봉을 잡고 '떼창'까지 완벽했다. '내 가수'가 무대 위에서 의상을 바꿔 입는 모습에 환호했고, 그가 던져주는 장미꽃을 잡기 위해서 몸을 던졌다.
공연 막바지에 신승훈은 지금까지 26년 가수 생활을 해왔고, 또 "앞으로 20년 더 음악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진심이 담긴 무대에 보낸 오랜 팬들의 응원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 신승훈. 영원한 황제이자 아이돌이었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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