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나성범(27)은 한국시리즈에서 키플레이어로 꼽힌다. 시즌 막판부터 이어져 온 부진은 플레이오프에서도 계속됐다. 나성범은 김현수(볼티모어)처럼 바닥을 찍고 치고 올라올까.
시즌 막판, 김경문 NC 감독은 "김현수가 그랬듯이 나성범도 성장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벽을 깨야 한다. 지금 성장을 위한 단계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나성범은 한 달 가까이 슬럼프에 빠졌다. 결국 9월 이후 성적은 32경기에 출장해 타율 0.254 무홈런 11타점을 기록했다. 6월말 3할5푼대였던 시즌 타율은 최종 0.309로 마쳤다.
당시 김 감독은 "나성범이 계속 부딪히면서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포스트시즌에 들어가면 뛰어난 투수들이 더 집중해서 던진다. 타자가 치기 어렵다. 나성범은 테임즈와 함께 팀 공격을 풀어가야 한다"고 기대했다. 휴식보다는 계속 경기에 출장시켰다.
플레이오프에서 나성범은 공격에선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4경기에서 타율 0.167(18타수 3안타) 장타가 하나도 없었다. 다행인 것은 3차전까지 1안타 빈타(타율 0.077)였던 그는 4차전 마지막 두 타석에서 연속 안타를 때리며 터닝포인트는 마련했다. 그는 4차전 후 "마지막에 타이밍이 잘 맞아서 자신감이 생기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플레이오프 동안 "안타가 안 나오지만 타구 질은 좋다. 크게 걱정하진 않는다"고 말한 김경문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성범이가 마지막에 잘 맞은 안타를 때려내 기가 살아날 것 같다"고 기대했다.
나성범은 플레이오프 3차전 연장 11회 2사 1,2루에서 잘 맞은 우중간 타구를 LG 안익훈이 슈퍼 캐치로 잡아내자, 헬멧을 그라운드에 내팽개치며 감정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만큼 절실하고 전투적인 자세다. 적당한 감정 표출은 단기전 기 싸움에서 필요하다.
김경문 감독은 나성범을 김현수랑 비교한다. 과거 두산 감독 시절 자신이 키워낸 김현수처럼 큰 선수가 되라는 기대와 격려다.
김현수도 매번 잘 나간 것은 아니다. 신고선수에서 혜성같이 등장한 그는 2008년 한국시리즈에선 끝내기 병살타를 치는 등 타율 0.048(21타수 1안타)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2010년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선 타율 0.088(34타수 3안타)을 기록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김현수는 타율 0.421(19타수 8안타)로 4번타자 몫을 하며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처음으로 차지했다.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해 성공기를 걷고 있다.
나성범이 한국시리즈에서 김현수가 그랬듯이 부진을 딛고 중심타자 몫을 할 지 기대된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