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변화무쌍한 수비로 박찬희 잡았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10.28 21: 11

김승기 감독은 박찬희(29, KGC)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28일 안양체육관에서 벌어진 2016-17 KCC 프로농구 1라운드서 이정현의 막판 역전슛으로 인천 전자랜드를 87-86으로 물리쳤다. 2승 1패가 된 인삼공사는 단독 4위가 됐다. 전자랜드(1승 1패)는 LG와 함께 공동 5위로 밀렸다. 
승부의 관건은 전자랜드로 이적한 박찬희의 봉쇄에 있었다. 공격의 시발점 박찬희를 막아야 전자랜드의 속공을 차단할 수 있다. 박찬희는 반드시 잘해야만 하는 이유도 있었다.  

지난 시즌 박찬희는 인삼공사에서 충분한 출전시간을 보장받지 못했다. 평균 21분 43초를 뛴 그는 5점, 3어시스트, 1.4스틸을 기록했다. 김승기 감독은 승부처에서 김기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줬다. 어느 팀에 가도 주전급인 국가대표 가드 박찬희로서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시즌이 끝난 뒤 박찬희는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인삼공사와 전자랜드와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박찬희는 2순위 신인 한희원과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경기 전 만난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은 박찬희가 독을 품고 나올 것이란 질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박찬희가 키가 크다. 김종근이 막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선수라면 당연히 의지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너무 오버하면 부상이 올 수 있다. 이런 경기일수록 냉정하게 운영해야 한다. 골 욕심은 자제해야 한다”며 박찬희에게 기대했다. 
박찬희에게 명예회복이 걸린 시즌이다. 경기 전 절친한 오세근과 이정현이 박찬희에게 꽃다발을 선사했다. 하지만 승부에서는 냉정해야 했다. 이정현이 박찬희의 수비수로 나섰다. 마찬가지로 이정현은 박찬희가 막았다. 이정현은 첫 공격에서 박찬희의 파울을 얻어내며 슛까지 성공시켰다. 반면 박찬희의 첫 슛은 림을 맞추지 못했다. 박찬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김종근으로 수비를 바꿨다. 
박찬희로서 쉽지 않은 경기였다. 인삼공사는 박찬희의 외곽슛이 약하다는 약점을 철저히 이용했다. 키퍼 사익스가 박찬희를 맨투맨으로 막고, 나머지 네 명이 페인트존을 지키는 박스앤원을 구사했다. 
박찬희는 3쿼터 중반 점프슛으로 첫 득점을 신고했다. 하지만 곧바로 박찬희의 네 번째 파울이 지적됐다. 박찬희는 코트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었다. 친정팀을 상대로 멋진 설욕을 꿈꿨던 박찬희의 희망이 꺾이는 순간이었다. 박찬희는 4쿼터 다시 나왔다. 박찬희는 종료 40초전 역전 레이업슛을 꽂으며 전자랜드를 이끌었다. 하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너무 늦었다. 이정현은 막판 역전슛을 넣으며 승리를 맛봤다. 
이날 박찬희는 4점, 9어시스트, 1블록슛으로 부진했다. 절친 이정현은 역전슛 포함, 24점, 3점슛 4개를 몰아쳐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인삼공사 리빌딩의 주역이었던 두 절친의 희비가 엇갈렸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안양=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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