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가 시청률 꼴찌라는 다소 암울한 성적표로 시작해 동시간대 1위로 올라선 것은 배우 서인국이 연기하는 루이의 사랑스러운 매력이 컸기 때문에 가능했다. 로맨스 드라마에 출연하기만 하면 흥행작을 만들어놓는 이 배우의 놀라운 저력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서인국은 ‘쇼핑왕 루이’에서 기억을 잃고 산골 출신 고복실(남지현 분)과 사랑을 키워가는 재벌 3세 루이를 연기한다. 철딱서니 없고 세상 물정 모르는 루이의 귀여운 매력은 키우고 싶은 ‘대형견’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서인국은 다소 유치할 수 있는 설정인데도 부담스럽지 않게 표현하며 안방극장을 매료시켰다. 어린 아이 같은 목소리와 행동은 루이의 귀여운 매력을 한껏 높였다. 그러다가도 사랑에 직진할 때는 한없이 남자다운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이 드라마는 시청률 5%대로 출발, 지난 27일 방송된 11회에서 10.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동시간대 꼴찌가 흔히 말하는 시청률 역주행 속 수목드라마 왕좌에 오른 것. 이 같은 무서운 상승세는 초반부터 어떻게 보면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는 환상 가득한 전개를 설득력 있게 표현한 배우의 연기가 큰 힘이 됐다. 장난 같이 보이지 않게, 가벼운 듯 보이면서도 진중한 무게 중심을 잡아온 서인국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
서인국은 ‘응답하라 1997’로 연기 데뷔를 할 때부터 자연스러운 감정 연기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후 꾸준히 배역의 비중을 키워왔고 ‘고교처세왕’, ‘왕의 얼굴’, ‘38사기동대’ 등 안방극장의 사랑을 받는 작품을 만들어왔다. 단순히 로맨스 연기뿐만 아니라 섬세한 감정선 표현이 중요한 작품과 캐릭터도 완벽하게 소화했다. 보통 젊은 배우들이 비슷한 역할을 하기 마련인데, 서인국은 때마다 옷을 갈아입었고 늘 새로운 매력을 뿜어댔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지상파 드라마의 경우 시청률과 좋은 인연이 없었다는 것. 작품성과 배우의 연기는 늘 인정받았지만 이상하게 지상파 드라마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쇼핑왕 루이’의 시청률 역주행으로 깨부수며 ‘무결점 배우’로 올라섰다. ‘쇼핑왕 루이’는 극중 서인국이 다시 기억을 잃은 것처럼 전개가 펼쳐지며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흥미로운 전개 속에서도 아름다운 위안을 안기고 있는 이 드라마에서 서인국이 펼칠 또 다른 매력과 연기가 자못 궁금해진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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