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한우물 파면 장인 된다, ‘쇼핑왕’ 윤상현 ‘찌질美’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10.27 16: 05

‘찌질한’ 남자를 연기하는데 있어서 배우 윤상현을 따라갈 자가 없다는 게 드라마 ‘쇼핑왕 루이’에서 또 증명됐다. 어딘지 모르게 허당기가 충만하고, 멋들어지기보다는 지질한데 그마저도 매력적인 남자로 여심을 훔치는 중이다.
윤상현은 MBC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에서 고복실(남지현 분)의 키다리 아저씨인 차중원 역을 연기한다. 성공한 남자인 중원은 악녀인 백마리(임세미 분)가 복실의 기획안을 훔쳤다는 것을 제일 먼저 알고, 복실의 능력을 제일 먼저 발견해 성공을 돕는다. 분명히 가슴 따뜻하고 품 넓은 남자는 아니다. 복실이와 산삼을 두고 입씨름을 하는데 있어서 참 없어 보이고, 복실을 두고 루이(서인국 분)와 대립각을 세울 때는 유치원생 못지않게 유치하다. 그래서 이 남자는 흔히 말하는 지질하다. 그런데 순정만화에서 툭 튀어나옴직한 멋있는 남자는 아닌데 자꾸만 기대고 싶은 매력까지 있다.
현실에 있을 법한 2% 부족한 남자라 더 멋있는 것. 속이 좁고 질투심이 강하고 삐딱한 시선과 말본새가 있지만 복실을 향한 순정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윤상현은 다소 웃음기가 가미된, 그렇지만 마냥 가볍지 않은 ‘지질남’을 참 맛깔스럽게 연기한다. 전작인 JTBC ‘욱씨남정기’에서도 그랬고 그의 인생 캐릭터라 불리는 ‘겨울새’에서도 참 없어 보였다. 유약하고 지질한 남자가 왠지 모르게 동정심을 유발한다는 것을 윤상현이 보여줬다. ‘내조의 여왕’, ‘시크릿 가든’, ‘크크섬의 비밀’ 등 윤상현의 ‘찌질남’은 시청자들에게 익숙하면서도 늘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배우의 힘이다. 코믹 연기를 하면 정극과 어울리지 않을 수 있는데 윤상현은 줄타기를 참 잘했다. 적당히 가벼우면서도 편안하게 흐름을 만들어가는 연기에 출중하다. ‘쇼핑왕 루이’의 귀엽고 통통 튀는 전개를 유지하면서도 남지현과 펼치는 짝사랑 로맨스는 한없이 진중하다. 선을 넘지 않고 자유자재로 감정선을 조절한다는 것, 참 쉽지 않은 일인데 말이다.
윤상현이 연기하는 ‘쇼핑왕 루이’ 중원은 멋있다. 중원의 사랑을 받는 복실이 부럽고, 중원과 연적인데 묘한 동지애를 형성하는 루이와의 관계를 보면 웃음이 터진다. 분명히 삼각관계라 주인공 커플을 응원하는 이들에게 방해로 느껴질 법한데 윤상현이 작정하고 펼쳐놓는 친근한 ‘찌질남’ 매력 덕에 중원을 응원하게 되는 것. ‘쇼핑왕 루이’가 상승세를 탄 후 많은 시청자들이 윤상현이 짝사랑 연기를 하는 드라마는 늘 재밌다고 호평을 보내는 배경이기도 하다. / jmpyo@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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