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파격 선임이다. 넥센 히어로즈가 4대 감독으로 장정석 운영팀장을 임명했다. 3대 염경엽 감독 때와 마찬가지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감독 선임이 이뤄졌다.
무엇보다 파격적인 점은 장정석 감독이 코치 경험이 전무 하다는 것이다. 장정석 감독은 한국프로야구 최초로 코치 경험 없이 지휘봉을 잡는다. 장 감독은 2004년 현역 은퇴 후 전력분석원, 매니저, 운영팀장 등을 거쳤다. 애초에 코치가 아닌 프런트로 야구단에 들어가 현장을 지원하는 업무에 집중해왔다.
그런데 장 감독의 현역 시절도 은퇴 후와 비슷했다. 장 감독은 일반적인 선수들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1996년 현대 입단 당시에는 외야수였으나, 내야수로 포지션을 전향했고, 스위치 히터도 했다. KIA로 트레이드된 이후에는 과감하게 너클볼 투수에 도전하기도 했다. 2004년 은퇴를 앞두고 다시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하려 했다. 프로 통산 100경기 이상을 뛴 시즌은 신인이었던 1996년이 유일했다. 팀에서 입지가 점점 작아지면서 변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다.
일단 넥센 구단은 장 감독의 교감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넥센은 “장 감독이 히어로즈 창단 후 지난 9시즌 동안 거의 모든 경기를 현장에서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텝, 선수단과 교감하며 팀의 성장에 힘을 보태왔다”며 “장 감독은 이미 여러 차례 보스턴 레드삭스를 비롯한 MLB의 시스템을 경험했다. 구단 내 국제팀과 운영팀의 도움으로 풍부한 견문과 학습도 하고 있다. 기존 틀에 갇힌 야구가 아닌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과 시도, 그것에서 파생하는 성공과 실패를 바탕으로 또 다시 도전하는 용기 있는 야구를 선보여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장 감독이 코치로서 현장 경험이 없는 부분에 대해선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기 마련이다. 오히려 현장에서 보여준 것이 없기 때문에 선입견이 없는, 다시 말해 하얀 캠퍼스와 같기 때문에 코칭스텝과 각 파트의 조언을 거부감 없이 써 내려갈 인물이라고 생각 했다. 특히, 코치경험이 없기 때문에 감독이 될 수 없다는 것 역시 선입견이라고 본다. 이미 우리는 각 파트에서 권한과 역할만 주어진다면 제대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코치진과 프런트를 구성하고 있다. 따라서 각 파트의 이해관계를 가장 슬기롭게 풀어내고 조율할 수 있는 필드매니저가 필요했고, 장정석 신임감독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넥센은 오는 3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취임식을 연다. 또한 넥센은 취임식에 앞서 코칭스태프 개편을 마칠 계획이다. 장 감독은 취임식을 통해 자신의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