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첫 우승 꿈' 이종욱-손시헌, 두산과 얄궂은 운명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10.27 06: 14

두산에서 한 번도 이루지 못한 KS 우승
NC에서 두산 상대로 첫 우승에 도전장
얄궂은 운명이다.

NC에는 두산과 인연이 있는 인물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8년간 팀을 이끌었던 김경문 감독을 필두로 같은 시기 두산 야구의 상징이었던 '절친' 이종욱과 손시헌도 지금은 NC 유니폼을 입고 있다. 두산에서 끝내 이루지 못한 우승의 꿈을 NC에서 이루고자 하는데 눈앞에는 친정팀이 아른거린다.
이종욱과 손시헌은 두산 야구의 상징과 같은 존재였다. 2003년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한 손시헌은 2005년 골든글러브를 차지한 뒤 내야 사령관으로 활약했다. 친구 손시헌의 권유로 현대에서 방출된 뒤 2006년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종욱도 공수주에서 허슬 플레이를 펼치며 두산 발야구의 중심이 됐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두산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의 한을 풀지 못한 채 정든 팀을 떠났다. 손시헌은 2005·2013년, 이종욱은 2007·2008·2013년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특히 두 선수가 처음 같이 뛴 2013년 한국시리즈엔 3승1패로 앞서다 내리 3연패를 당해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2013년 한국시리즈 7차전 패배의 날이 두산에서 마지막 순간이었다. 시즌을 마친 뒤 나란히 FA 자격을 얻은 두 선수는 함께 NC로 팀을 옮겼다. 내·외야 기둥을 찾던 신생팀 NC가 두 선수에게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고, 대체 선수 자원이 풍부했던 두산은 아쉬움 속에 그들을 떠나보내며 이별이 이뤄졌다.
손시헌과 이종욱은 공수에서 안정감 있는 활약뿐만 아니라 팀의 어린 선수들에게 여러 노하우를 전수하며 기둥이 됐다. 두 선수가 합류한 뒤 NC는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갔다. 두산도 유격수 김재호, 중견수 정수빈이 풀타임 주전으로 성장하며 빈자리를 메웠다. 지난해에는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했다.
이종욱과 손시헌은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이미 친정팀 두산을 만나 5차전 혈전을 치른 바 있다. 2승3패로 아쉽게 패하며 물러났지만, 올해 더 큰 무대에서 설욕할 기회가 왔다. 20대 젊은 시절의 청춘을 바친 친정팀을 상대로 30대 중반의 베테랑이 돼 적으로 한국시리즈에서 만나게 된 운명이 참 얄궂다.
두 선수 모두 정규시즌에선 두산에 약했다. 이종욱이 52타수 10안타 타율 1할9푼2리, 손시헌이 42타수 7안타 타율 1할6푼7리에 그쳤다. 두 선수가 제 몫을 해줘야 두산과 승부가 가능하다. 친정팀 상대로 20대 때 이루지 못한 한국시리즈 우승의 한을 NC에서 풀어낼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종욱과 손시헌에게 시선이 집중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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