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달라진 위상’ 박건우 “열심히 준비…믿고 치겠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10.27 10: 15

결승타만 2번 날린 2015 PS의 숨은 히어로
준비한 만큼 자신을 믿으며 스윙 다짐
짜릿했던 1년 전 기억. 이번에는 더 중요한 자리에서 더욱 비중 있는 활약을 꿈꾼다.

박건우(26, 두산 베어스)는 지난해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되어 활약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대타로 출전한 그는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타석을 끝내기 안타로 장식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정수빈이 손가락 부상을 당한 뒤 선발 출장하기 시작했고, 3차전에서 0-1로 뒤지던 4회말 1사 2, 3루에 주자 2명을 불러들이는 2루타로 역전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사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 들어가기 직전까지도 박건우는 걱정이 많았다. 당시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 나갈 28명이 미리 결정되어 잠실에서 팀 훈련을 소화하고 있었는데, 박건우는 포스트시즌에도 정규시즌과 마찬가지로 엔트리가 27명이라고 오해한 나머지 자신이 제외되는 것은 아닌지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정규시즌 타율 3할4푼2리, 5홈런 26타점으로 쏠쏠한 타격을 했기에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지만 혼자만 걱정했던 것이다.
그 후 1년 동안 박건우의 위상은 많이 달라졌다. 그때도 없어서는 안 될 카드였지만, 지금은 김태형 감독이 점찍은 두산의 1번타자다. 올해 그는 132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3푼5리, 20홈런 83타점 17도루로 다재다능한 능력을 뽐냈다. 특히 드넓은 잠실의 외야 구석구석에 떨어지는 타구를 잘 만들어내며 2루타를 36개나 쳤다.
26일 잠실구장에서 두산의 청백전을 앞두고 잠시 만난 박건우는 전보다 훨씬 성장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긴장감이 없을 수는 없다. 이번엔 시작부터 한국시리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정수빈 부상 후에 선발 출장할 때)가 더 긴장됐지만, 지금도 긴장하고 있다”고 솔직히 말했다.
얼마 뒤 맞붙어야 할 NC 다이노스는 두산도 가장 껄끄럽게 여겼던 팀이다. 박건우 역시 “NC는 정말 좋은 팀이라고 느낀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두산은 이런 NC를 제치고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팀. 그는 “우리도 그만큼 좋은 팀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경기하겠다”고 당당히 밝혔다.
큰 성공을 거뒀던 만큼 경기 내적으로는 달라질 것이 없다. “정규시즌 144경기 내내 까다로운 투수들과 만났기 때문에 똑같은 마음으로 임하려고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 이어 그는 “지금은 시간이 많지 않다. 이제 와서 바꾼다는 것은 어렵다. 하던 대로 하겠다. 열심히 준비했으니 믿고 칠 것이다”라며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1번타자는 공격의 출발점으로, 중책을 띠는 위치다. 박건우는 “투수가 던지는 공이나 컨디션이 어떤지를 전혀 알 수 없이 들어가야 해서 힘들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하지만, 어울리지 않는 옷은 아니다. 오히려 1번 타순을 선호한다. 그는 “첫 타석 부담은 있지만 1번 타순이 좋다. 고등학교 때도 1번이었다”라며 지금의 자리가 마음에 든다는 생각도 숨기지 않았다. 정말로 자기 자리처럼 느끼는 곳에서 박건우는 더 큰 활약을 다짐한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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