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KCC와 울산 모비스의 희비가 교차했다.
시즌 전 KCC와 모비스는 상위권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 강팀이다. 그러나 올 시즌의 시작이 좋지 않았다. KCC는 골밑을 지켜줄 하승진, 득점원 안드레 에밋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모비스도 만만치 않다. 공격의 활로를 뚫어줄 가드 양동근, 그리고 드래프트 1순위 이종현이 모두 부상 중이다. 이 때문에 KCC와 모비스는 모두 2연패를 기록했다.
부상을 당한 선수들이 양 팀의 핵심이다. KCC와 모비스 모두 대책을 마련할 수가 없었다. 하승진의 장신, 에밋의 득점력, 양동근의 지휘 능력, 이종현의 골밑 모두 대체 불가능한 능력이다. 그런 KCC와 모비스가 지난 26일 만났다. 상대의 상황도 나쁜 만큼 양 팀에는 연패에서 탈출할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기회가 있으면 위기이기도 했다. 만약 이날 경기서도 패배하면 부상이라는 난관을 헤쳐나갈 방법이 없다고 봐야 했다. 그래서 KCC와 모비스는 치열하게 대결했다. 팽팽한 균형을 무너뜨리고 2쿼터부터 KCC가 앞서갔지만, 손쉬운 승리는 거둘 수 없었다. 3쿼터에 외곽포를 바탕으로 반격에 나선 모비스는 골밑에서도 버텨내며 맹추격에 나섰다.
하지만 추격은 한계가 있었다. 리오 라이온스밖에 없는 KCC와 골밑 대결에서도 밀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설상가상 찰스 로드까지 4쿼터 승부처에서 5반칙 퇴장을 당했다. 게다가 제대로 된 포인트 가드가 없어 원활한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여러모로 애를 먹는 모습이 역력했다. 반면 KCC는 하승진이 없음에도 라이온스가 풀타임을 소화하며 맹활약해 모비스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었다.
첫 승 달성에 성공한 KCC는 침체됐던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무엇보다 반가운 건 에밋과 하승진의 부상이 장기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KCC는 웃을 수 있었다. 그러나 모비스는 KCC와 다르다. 양동근과 이종현이 돌아오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상황에서 당한 3연패는 모비스를 더욱 힘들게 할 것이 분명하다. /sportsher@osen.co.kr
[사진]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