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플레이오프 4차전이 끝난 잠실구장.
시리즈를 패한 양상문 LG 감독은 미디어 인터뷰를 모두 마치고 3루 덕아웃 뒤쪽에 있는 LG 라커룸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 때 그라운드에서 방송 인터뷰를 마친 박석민이 3루 덕아웃에서 나와 미디어 인터뷰실로 올라오는 찰나였다.
두 사람은 눈이 마주쳤다. 박석민은 양 감독을 보자 넙죽 허리 숙여 인사했다. 다소 상기된 얼굴의 양 감독은 박석민을 향해 "그걸 넘기삐나"라고 말하며 살짝 미소지었다. 허프 상대로 결승 홈런을 때린 것을 말하는 것.
박석민은 달리 말을 하지 못하고 그냥 웃음만 지었다. 미안한 마음. 그러자 양 감독은 "그래, 한국시리즈 가서 우승해라. 너그 감독이 그리 원하는 우승인데"라며 덕담을 건넸다. 그러면서 의미있는 한마디를 더 했다. 양 감독은 "그리 쳐서는 안된다. 더 잘 쳐야 한다"고 격려했다.
NC가 LG를 꺾고 한국시리즈에 올라갔지만 시리즈 내내 NC 타자들의 타격은 활발하지 못했다. 박석민도 홈런 2방 외에는 안타가 없었다. 판타스틱 4 선발진과 좌우 균형이 잘 이룬 두산 타선을 맞아 더 열심히 하라는 덕담이었다. 박석민은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