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내야수 박민우에 더 이상의 실책 트라우마는 없었다. 이제는 일취월장한 수비력으로 김경문 NC 감독을 흐뭇하게 했고, 팀도 구원했다. 박민우에 더 이상 가을 야구의 악몽은 없었다.
NC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8-3로 승리를 거두며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전날(24일) 투수진의 4사구 남발과 답답한 타선으로 연장 11회 끝에 1-2로 패했다. 다소 분위기가 처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선발 해커가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경기를 슬기롭게 플어갔다. 여기에는 선발 2루수로 출장한 박민우의 호수비들이 필요한 순간 나와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NC와 해커는 1회부터 위기에 몰렸다. 문선재에 2루타, 박용택에 볼넷을 허용해 1사 1,3루에서 히메네스를 맞이했다. 해커는 히메네스와 승부에서 일단 땅볼을 유도했다. 하지만 2루수 쪽으로 바운드가 크게 튀어 가는 공이었다. 체공시간이 길어서 병살 처리는 쉽지 않은 듯 보였고, 선제 실점을 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2루수 박민우의 순발력이 돋보였다. 박민우는 높게 뜬 타구를 잡은 뒤 낮고 빠른 백핸드 토스로 유격수 손시헌에 연결 2루에서 아웃시켰고 1루에서 히메네스마저 아웃시켰다. 병살타로 이닝 종료. LG쪽에서 합의 판정을 요청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박민우의 침착하면서 빠른 대처가 간발의 차로 아웃을 만들었다.
그리고 3회말 다시 무사 만루 위기에 처한 NC와 해커. 이번에도 박민우가 나섰다. 박민우는 박용택의 타구가 투수 옆을 지나 외야로 빠지려는 찰나, 몸을 날려 타구를 걷어냈다. 이후 2루에도 침착하게 연결해 다시 한 번 병살타를 일궈냈다. 3루 주자의 실점은 어쩔 수 없었지만 자칫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를 박민우가 구원해 낸 것.
7회말에도 박민우는 2사 1루에서 이천웅의 1-2루간 타구를 빠르게 달려가서 아웃시키는 등 팀이 위기에 몰릴 때마다 호수비로 해커와 팀을 모두 구했다. 결국 박민우의 호수비들이 타격으로도 이어지면서 NC는 4-1로 역전승을 거뒀다. 박민우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었다.
아울러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박민우는 단 한 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다. 시리즈 내내 어려운 바운드 캐치는 물론, 안정적인 송구까지. 물 샐 틈 없는 수비를 선보이며 2루에 철벽을 세웠다.
박민우는 가을야구에서 수비와 인연이 없었다. 지난 2014년 LG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뜬공을 놓치면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1군 데뷔 2년차의 신예 박민우는 고개를 한없이 떨궜다. 지난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도 실책은 이어졌고, 아쉬운 수비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올해 박민우는 일취월장한 수비력으로 가을의 악몽과 트라우마를 모두 지워냈다. 그리고 팀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발판을 마련하는 활약을 펼치며 미소를 지었다. /jhrae@osen.co.kr
[사진] 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