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베테랑의 관록은 무시할 수 없었다. 그리고 가을야구의 베테랑이라는 상징적인 훈장을 스스로 완성했다.
NC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8-3로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3번째 가을야구에 도전했던 올해. 앞선 2년 모두 첫 시즌에서 고배를 마셨던 아픈 기억을 지우기 위해 비시즌부터 방안을 모색했다. 그리고 그 시작은 팀의 유일한 약점이었던 3루수 FA 박석민을 영입하는 것부터였다. 약점 보완뿐만 아니라 가을야구에서 인상적인 면모를 보였던 박석민의 역량과 '가을야구 DNA'를 팀에 심는 것도 포함됐다.
정규시즌 박석민은 몸값에 걸맞는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진가는 가을야구에서 나왔다. LG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과 4차전, 결승점이 되는 홈런포를 쏘아올리면서 팀을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그리고 박석민 개인은 삼성 소속이던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그리고 올시즌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만들었다. 박석민 스스로 써내려간 기록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박석민은 지난 22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LG 선발 데이비드 허프에 꽁꽁 얼어붙었던 타선을 해동시키는 결승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NC는 박석민의 홈런으로 1차전에 이어 2차전마저 승리를 거두며 한국시리즈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섰다. NC의 기세는 파죽지세였다.
하지만 전날(24일) 연장 11회말 1-2의 끝내기 패배를 당하며 기세가 한풀 꺾였다. 이날 역시 초반 LG 선발 우규민의 공을 제대로 공략해내지 못하며 다운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러나 이번에도 해결사는 박석민이었다. 박석민은 1-1로 맞선 7회초, 다시 한 번 방망이를 힘차게 돌렸다. 상대는 지난 2차전에 이어 다시 한 번 허프였다. LG의 허프 구원 등판이라는 강수를 악수로 만들었다. 박석민은 7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1B에서 허프의 2구 149km 빠른공을 통타,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잠실구장은 한순간에 침묵에 휩싸였다.
NC는 기세를 완전히 탔다. 박석민의 홈런포 이후 김성욱의 투런포가 나왔고, 8회 박민우의 2타점 적시타로 승부에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박석민의 홈런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이렇게 박석민은 자신의 손으로 7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 대기록을 완성했다. 팀도 박석민도 모두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하루가 됐다. /jhrae@osen.co.kr
[사진] 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