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감독 웃게 만든 ‘김태술 효과’ 3가지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10.26 06: 20

부활한 김태술(32, 삼성) 효과가 이상민 감독을 웃게 만들고 있다. 
서울 삼성은 25일 오후 7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16-17 KCC 프로농구 1라운드에서 안양 KGC인삼공사를 114-91로 크게 눌렀다. 개막 후 2연승을 달린 삼성은 단독선두로 치고 올라섰다.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은 김태술의 부활이다. 주전 포인트가드로 나선 김태술은 팀의 공수를 완벽하게 조율하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김태술은 13점, 9어시스트, 3스틸로 삼성 이적 후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김태술의 부활과 함께 삼성은 2연승을 달리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급부상했다. 

▲ 100득점 폭발, 화끈한 공격농구 선봉 
경기 후 이상민 감독은 “연장전 없이 오랜만에 100득점을 넘겨본다. 앞으로도 이렇게 화끈한 공격농구를 하겠다”면서 김태술의 활약에 대만족했다. 삼성은 시종일관 자신의 템포대로 공격을 이끌었다. 1쿼터 32점을 넣은 삼성은 전반전 60점을 폭발시켰다. 후반전에도 공격속도가 전혀 줄지 않았다. 화력이라면 뒤지지 않는 KGC인삼공사가 상대였다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인 대목. 삼성은 무려 7명의 선수가 10점을 넘겼다. 임동섭이 3점슛 하나를 더 넣었다면 8명이었을 터.  
삼성공격의 시발점은 김태술이었다. 김태술은 오픈코트에서 누구보다 빈 선수를 찾아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제대로 달리기만 하면 김태술이 공을 준다는 믿음이 보였다. 이관희, 마이클 크레익 등 주력이 좋은 선수들이 포진해 김태술의 패스를 잘 받아먹었다. 삼성이 빠른 템포로 다득점을 한 비결이었다. KCC 시절에는 에밋이 대부분의 공을 소유하면서 김태술의 이런 장점이 드러나지 않았다. KBL 어느 가드도 에밋과 뛰면 생기는 단점이다. 
김태술은 “아직까지는 예전의 좋은 모습처럼 머리가 빨리 돌아가지 않는다. 경기감각을 익히면 찾을 수 있다. 예전에는 오늘 같은 경기가 나오지 않았다. 경기에 들어가니 자연스럽게 감독님이 주문한 것이 됐다”며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 지공과 속공 모두 가능한 완급조절 능력 
김태술이 좋은 가드인 이유는 지공과 속공에 모두 능한 정통파라는 점이다. 1차 속공이 풀리지 않았을 때 삼성은 라틀리프, 김준일, 크레익, 문태영이 버틴 골밑을 적극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제 때 골밑에 패스가 들어가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김태술은 3점슛 라인 바깥에서 한 번의 패스로 골밑기회를 봐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골밑에 공이 자 투입돼야 외곽으로 나오는 공도 원활하다. 김태술 투입으로 삼성의 볼움직임이 좋아졌다. 김태술의 패스가 라틀리프의 앨리웁 덩크로 연결된 장면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라틀리프는 '엄지척'을 내밀었다. 
김태술은 “내가 기록적인 욕심을 낸다면 작년보다 팀이 더 안 좋아질 수 있다. 다른 선수들이 슛을 쏠 수 있도록 난 리딩에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리딩가드 역할에 충실할 뜻을 전했다. 김태술의 어시스트 숫자가 올라갈 수록 삼성의 승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상민 감독은 “아무래도 작년에 압박수비에 많이 당했다. 초반에 김태술이 압박을 잘 풀어간 것이 작년보다 나아진 점이다. 빠른 농구의 핵심은 가드다. 가장 빠르다는 안양보다 속공농구로 더 많은 득점을 넣어 선수들이 자신감 얻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 승부처에서 믿을 수 있는 선장 
삼성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5위를 했지만 6강 플레이오프서 KGC에게 1승 3패로 밀려 탈락했다. 득점을 할 수 있는 선수는 예전에도 많았다. 하지만 삼성은 접전 상황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 코트 위에서 팀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존재가 부족했다. 
김태술의 가세로 삼성은 접전에서 자신감을 얻게 됐다. 정규리그 한 경기서 대승한 것보다 훨씬 더 큰 의미다. 김태술은 “첫 경기보다 더 좋은 경기를 해서 기분이 좋다. 경기가 엎치락뒤치락하다 마지막에 좋은 경기를 해서 고무적이다. 앞으로 안 좋은 흐름을 갈 때도 선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하면 더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직 2경기를 치른 김태술에 대한 평가는 이르다. 전성기에 봤던 김태술의 모습에는 부족하다. 다만 평균 11.5점, 6.5어시스트, 1.5스틸이라는 숫자 이상으로 김태술은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김태술은 이상민 감독이 영입할 때 원했던 그 모습을 서서히 되찾아가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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