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결산] ‘실망보다 큰 기대’ LG, 황금기 시작점 찍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10.25 22: 30

이번에도 한국시리즈는 없었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4년 동안 3번의 기회가 있었으나 정상을 향하는 문턱은 너무나 높았다. 그래도 그 어느 때보다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2016시즌이었다. LG 트윈스가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를 마무리했다. 
LG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3–8로 패배, 그대로 2016시즌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LG는 3차전에 이어 경기 초반부터 꾸준히 득점 기회를 만들었지만, 이번에도 다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경기 초반 득점권에서 시원한 적시타가 터지지 않았고, 마운드 총력전을 펼쳤으나, NC의 장타력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래도 LG에 있어 이번 포스트시즌은 미래를 밝히는 커다란 발판이 될지도 모른다. 일단 올해 팀의 중심으로 올라선 선수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값진 경험이 됐다. 지난해까지 주역과는 거리가 멀었던 김용의 임정우 문선재 채은성 정찬헌을 비롯해 이번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른 이천웅 유강남 김지용 안익훈 등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가을야구가 됐을 것이다. 이번 가을야구가 앞으로 LG를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으로 만들 수 있다. 
그만큼 값진 2016시즌이었다. 지난해 9위에 자리했던 LG는 오프시즌 특별한 보강도 없었다. 시즌 전 대다수가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며 리빌딩을 예고했지만, 많은 이들이 LG가 리빌딩에 성공하려면 보다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전망했다. 
무엇보다 LG는 21세기 내내 리빌딩에 실패했다. 매년 빼어난 유망주들이 LG 유니폼을 입었으나, 계획대로 성장한 선수는 거의 없었다. 입단 당시 LG를 이끌 대형선수가 될 것이란 평가를 받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오히려 타 팀으로 이적한 후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2000년대 프랜차이즈 스타로 올라선 선수는 박용택이 유일했다. 그 결과 10년 암흑기를 겪었다. 2013시즌과 2014시즌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전력의 중심은 30대 중후반 베테랑들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올해 길었던 악순환을 끊었다. 전반기에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상승세만 있었다. 이 과정에서 젊은 선수들이 동반성장하며 1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외야진은 빠르고 강한 20대 선수들로 채워졌고, 불펜 필승조도 20대 투수로 완전히 재편됐다. 
채은성을 시작으로 이천웅 이형종 문선재 등 20대 외야수들이 빠르게 팀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내야수 양석환과 포수 유강남도 지난해보다 공수 모두에서 성장했다. 김지용과 임정우는 경기 후반 새로운 필승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임찬규 이준형도 5선발투수 자리를 메우며 가능성을 비췄다.   
이렇게 LG는 앞으로 전력유지가 아닌,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바탕으로 한 전력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팀이 됐다. 2000년대 후반 SK, 2010년대 초반 삼성처럼, 20대 선수들이 함께 팀의 중심으로 올라서고 있다. 
물론 2017시즌에도 변수는 많다. 오지환이 군입대하고 FA 자격을 얻는 선수도 3명(우규민 정성훈 봉중근)이다 된다. 외국인선수 3명(허프 히메네스 소사)의 거취도 지금 시점에선 불분명하다. 그래도 젊은 선수들이 ‘나도 주전선수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미래를 응시 중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일본 미야자키와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선 젊은 LG 선수들이 굵은 땅방울을 흘리고 있다. 훗날 역사에 2016년이 1990년대 황금기 재현의 시작점이 됐다고 적혀있을지도 모른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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